[진격의 K기술]⑧ 우리만의 최첨단 기술 K방산…세계 4강 멀지 않았다

이장호 기자 2023. 1. 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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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초 155mm 구경·52구경장 자주포 K9 …사거리 40km 달해
세계최초 ISU 적용 K2…'오차 제로' KAI의 자동 조립·드릴링 시스템

[편집자주] 글로벌 경기침체의 한파가 거세다. 전방위적인 수요 감소로 기업들의 창고엔 안 팔린 재고가 쌓이고 있다.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술 개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생존을 위해선 '초격차 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먹여 살릴 'K기술'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야외 전시장에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2022(Defense & Security Expo Korea 2022)을 위한 K9A1 자주포가 전시되어 있다.. 2022.9.2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2022년 한국의 방위산업은 폴란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경제에는 심각한 악재로 작용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방산업체들에는 무기 수출의 기회가 되면서 K방산이 전성기를 맞았다.

해외 유수의 방산업체에도 뒤지지 않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K방산은 뛰어난 가성비와 검증된 실전 능력, 후속 군수지원체계 지원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같은 장점을 앞세워 K방산이 2023년에도 폴란드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최초 ·세계 2번째 구경 155mm·52구경장 자주포 'K9'

올해 이집트, 폴란드에 각각 2조원과 3조2000억원의 대규모 수출에 성공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디펜스)의 대표 무기인 K9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의 구경 155mm, 52구경장 자주포다.

포신 길이를 구경으로 나눈 값인 구경장이 클수록 포신의 길이가 길어지며 사거리도 늘어나는데, K9의 사거리는 40km이상에 달한다. 자동 사격통제체계를 탑재해 사격 명령을 접수한 지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고, 15초 이내 3발, 분당 최대 6발을 사격해 신속하게 적을 제압할 수 있다.

K9 자주포는 K9A2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K9A2 핵심 기술인 ‘고반응화포’ 연구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8월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적용을 앞두고 있다.

K9A2 모델은 탄약 100% 자동 장착 기능의 자동화포탑을 탑재해 분당 발사속도를 높이고 운용 병력을 줄인 게 특징이다. 포탑의 중기관총(K6)은 사수가 내부에서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고 적외선 카메라로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정확하게 적을 찾아내 사격할 수 있다.

2001년 한국 방산기업으로는 최초로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까지 총 8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600여문이 수출됐다. 국군 운용 장비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적으로 1700여문이 운용되고 있고,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50%이상의 점유율, 판매량 1위를 기록히고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2022.8.2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험지도 문제없다"…K2, 세계 최초 ISU 적용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인 현대로템은 세계 정상급 성능을 지닌 K2 전차를 앞세워 지상무기체계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K2 전차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회피하는 유도교란형인 소프트킬(Soft-kill)과 직접 무기를 타격하는 대응파괴형인 하드킬이 모두 소화 가능한 능동방호시스템이 탑재됐다.

소프트킬 시스템으로는 방호용 레이더와 레이저 경고 장치, 유도교란 통제장치, 각종 발사 장치, 복합 연막탄 등이 있다. 적군의 대전차 유도미사일이 날아오면 이를 감지해 미사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즉각 복합연막탄을 발사해 미사일을 교란하고 신속하게 회피 기동을 할 수 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K2 전차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탄을 발사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하드킬 능동방호시스템도 들어간다.

K2 전차는 특히 세계 최초로 ISU(In-arm Suspension Unit)를 적용해 야지의 기동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전차는 일반 자동차들이 주행하는 포장도로는 물론 비포장 및 야지와 같은 험로 및 일반 차량의 주행이 불가한 지형에서도 탁월한 기동성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차량의 성능을 초월하는 고성능의 서스펜션 시스템이 요구된다.

해외 유명한 전차들의 서스펜션 시스템은 대체로 토션바(긴 봉형태의 비틀림 스프링 특성을 이용한 고전적인 서스펜션 형태) 방식의 설계를 적용한다. 그러나 K2에는 보다 진보된 ISU(In-arm Suspension Unit) 방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 및 적용했다.

ISU 방식은 유기압현수장치의 형태로서 고압의 유압 작동력을 실시간 제어해 활용함으로써 궤도 차량의 거동을 최적화한다. 단조로운 스프링 특성을 가지는 토션바 방식과는 다르게 보다 다양한 스프링 특성을 적용해 전차 주행에 도움을 준다.

전차에 적용되는 ISU는 고하중 및 고기능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정밀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해외 선진국의 여러 전차 체계업체들도 실제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가 없다.

K2 전차의 ISU 시스템은 다른 많은 첨단 기술과 함께 우리의 기술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주요 포인트로 자리잡고 있다.

FASS(자동조립장치) 위에 올려져 있는 시제 2호기(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 "록히드마틴도 없다"…KAI의 자동조립장치·로봇드릴링 시스템 적용 공정

폴란드에 FA-50을 대규모로 수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투기 제조 공정에는 특별함이 있다. 바로 무기체계 공정 과정에서 전투기업계 선두주자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조차 보유하지 못한 자동조립장치(FASS)와 대형로봇드릴링시스템(LRDS)이다. 이들 장비는 모두 국내에서 연구·개발됐다.

항공기에서 가장 무거운 동체 구조물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렬된 상태로 조립됐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조립 과정으로 꼽힌다.

FASS가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동체가 정확히 결합되었는지를 컴퓨터가 확인하기 때문에 오차율은 1/1000 인치(0.025mm) 이하다. 작업의 정확성은 물론 효율성도 뛰어나다. 수작업으로 1명이 11일간 하던 조립 작업을 2.5일 만에 마칠 수 있게 됐다.

LRDS는 전투기의 동체와 날개에 뚫는 구멍을 정확하게 뚫는 장비다. 전투기는 용접이 아닌 리벳 고정 방식으로 결합된다. 분해와 결합을 쉽게 해 정비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해외에는 위치를 표시하는 장비와 구멍을 뚫는 장비가 따로 있지만 KAI는 2개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했다. 자동드릴링 도입으로 수작업 대비 시간을 84%나 단축시켰다.

이같은 공정 과정의 장점을 바탕으로 KAI는 해외 어떤 방산업체들보다 빠른 납기를 보장, 당장 국방력 공백을 메우는 것이 필요한 국가들이 KAI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번 폴란드 수주에서도 다른 해외 방산업체들보다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수주 성공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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