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란 수입에 산란업계 '반발'…"피상적 대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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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및 고물가 대응 차원에서 계란 수입을 추진하자 산란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계란 생산량이 증가세인데다가 AI 확산세가 해외만큼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부터 하는 것은 피상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김경두 대한산란계협회 전무는 "산란계의 경우 전년 대비 290만 마리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AI가 확산해 대량 살처분된다 해도 계란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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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 "계란 수입 후 국내 유통에만 20일 넘게 걸려"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및 고물가 대응 차원에서 계란 수입을 추진하자 산란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계란 생산량이 증가세인데다가 AI 확산세가 해외만큼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부터 하는 것은 피상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개를 수입해 1월 중 판매를 희망하는 대형마트와 식재료업체에 공급한다.
산란업계는 계란 공급 부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부터 하는 것은 국내 계란 가격 불안정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3일 대한산란계협회 소속 농가들은 농식품부 세종청사 앞에서 스페인 계란 수입을 반대하는 기습 시위를 진행했다.
충남 천안에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AI에 한 번 걸리면 정부 지원금이 나온다 해도 재정적 부담이 커 농가 부도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선 다들 철저히 방역하고 계란 물량도 부족하지 않은데 왜 정부에선 미리 계란을 수입하겠다는지 이해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사룟값 급등 이후 계란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하반기 들어 판매가격이 6000원대 후반에서 유지돼 안정세를 보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 정보에 따르면 3일 기준 특란 한판(30구) 가격은 6675원이다. 지난해 6월 초중순 7000원대 초반 가격을 기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반기 기준 6400~6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AI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가가 예상되는 계란 생산량도 영향을 미쳤다. 생산량이 늘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1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을 4579만개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인 4530만개보다 49만개 늘어난 수치로, 전년 대비 4.4% 증가를 예상했다.
김경두 대한산란계협회 전무는 "산란계의 경우 전년 대비 290만 마리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AI가 확산해 대량 살처분된다 해도 계란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계란값 파동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번 겨울철 고병원성 AI는 2021년 대비 22일 일찍 발생한 점, 철새가 1월까지 유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고병원성 AI가 추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21년 동절기 AI가 확산했을 땐 산란계 살처분이 굉장히 많이 이뤄져 시중에 공급되는 계란 물량이 확실히 감소했다"며 "그 당시 계란 가격이 매우 빠르게 상승했고, 너무 많은 산란계가 살처분돼 생산 여건 회복에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산란계 성장 등 계란 수급 지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도 이유를 들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란계가 농장에서 성장해 제대로 된 계란을 낳기 위해선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며 "계란이 수입돼 국내서 풀리려면 20일 정도 소요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산하면서 가금류 등이 살처분됐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AI로 가금류 58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지금까지 최대 살처분 기록이었던 2015년의 5050만 마리를 앞질렀다. 일본도 지난해 9월 이후 775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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