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면 뭐해, 맛이 없는데”…힘 못 쓰는 수제맥주 시장
시장 규모 커졌는데 질적 성장 못 해
히트작 제품 없고 스테디셀러도 부재
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온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두 자릿수대로 하락했다.
GS25의 경우 전년 대비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이 ▲2019년 353.4% ▲2020년 381.4% ▲2021년 234.1%에서 지난해 76.6%로 급락했다. CU에서도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이 ▲2019년 220.4% ▲2020년 498.4% ▲2021년 255.2% ▲2022년 60.1% 순으로 하락했다.
성장 기조는 이어갔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전후로 기세가 눈에 띄게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와인 수입액은 ▲2018년 2억4400만달러 ▲2019년 2억5926만달러 ▲2020년 3억3002만달러 ▲2021년 5억5980만달러 ▲2022년(1~11월) 5억3405만달러 순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다른 주종에는 지갑을 여는데 수제맥주는 외면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류업계에서는 수제맥주 시장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질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증가했지만, ‘곰표맥주’ 이후 이렇다 할만한 ‘히트작’이 없다는 것이다.
또 스테디셀러가 부재한 상황에서 일상회복이 이뤄지면서 외식을 재개한 소비자들이 다른 주종으로 돌아선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인) 편의점 맥주 시장이 작아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죽었던 생맥주 시장이 최근 되살아나면서 (수제맥주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주류기업과 편의점 등이 2030 소비자의 호기심을 겨냥해 내보인 각종 협업(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이 역효과를 냈다는 시각도 있다. 꿀이나 과일향, 민트향 등 이색 첨가물이 도리어 맥주 본연의 맛과 정체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버드와이저나 호가든 등 기존 맥주들은 본연의 맛을 그대로 유지한다. ‘맥주’로서의 정체성과 브랜드 오리지날리티를 이어가는데 수제맥주에는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맥주도, 발포주도 아닌 애매한 술처럼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외면받으면서 제조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작년 3분기 매출(연결기준)은 약 192억원을 기록했다. 한 해 전보다 8.6% 감소한 수준인데 영업손실 또한 71억원에 이른다.
실적만큼 주가도 부진하다.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상장한 뒤 한때 6000원선을 넘던 제주맥주의 주가는 3일 13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종가보다 2.73%(35원) 오른 수준이다.
또 히트작이었던 곰표맥주를 생산한 세븐브로이 역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븐브로이의 지난해 3분기 매출(연결기준)은 약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86억원)보다 약 4.1%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약 87억원에서 약 56억원으로 35.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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