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서 실패한 체이비스, 워싱턴에서는 성공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1. 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체이비스가 워싱턴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워싱턴포스트는 1월 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가 마이클 체이비스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빅리그 로스터에 오를 경우 연봉 100만 달러와 인센티브 최대 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이다.

지난 10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돼 FA 신분이 된 체이비스는 이제 '마이너리거'로서 메이저리그 로스터 재합류에 도전한다. 상당한 기대를 받았던 최고 유망주는 다시 낮은 곳에서 시작하게 됐다.

1995년생 우투우타 내야수 체이비스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6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다. 고교 신인이었던 체이비스는 드래프트 당시 20위권 유망주로 평가됐고 이변없이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원래 유격수였지만 수비 범위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명과 함께 2루수 또는 3루수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스턴은 체이비스를 지명한 뒤 3루로 이동시켰다.

성장이 아주 빠르지는 않았지만 체이비스는 착실하게 커갔다. 2017년 싱글A와 더블A에서 126경기에 출전해 .282/.347/.563 31홈런 94타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트리플A에 올랐다. 2018-2019년 2년 연속 MLB 파이프라인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린 체이비스는 2019년 4월 드디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시작은 좋았다. 체이비스는 데뷔 첫 10경기에서 .313/.436/.625 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물론 대단한 페이스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데뷔시즌 전반기 69경기에서 .263/.332/.467 15홈런 48타점을 기록했고 빅리그 첫 시즌을 95경기 .254/.322/.444 18홈런 58타점으로 마쳤다. 초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출발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체이비스는 단축시즌 42경기 .212/.259/.377 5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고 2021시즌에는 31경기 .190/.207/.342 2홈런 6타점을 기록한 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후 12경기에서 .357/.357/.500 1홈런 5타점으로 반등했지만 2022시즌 처참한 성적을 썼다. 체이비스는 지난해 9월까지 꾸준히 피츠버그에서 빅리그 로스터를 지키며 129경기에 출전했지만 .229/.265/.389 14홈런 49타점, 19볼넷 126삼진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피츠버그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있는 체이비스를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에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시즌이 끝나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체이비스에게 돈을 쓰고싶지 않다는 의사였다. 그렇게 방출된 체이비스는 이제 워싱턴 캠프에 참가한다.

지난해 체이비스는 최악의 야수였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체이비스는 지난해 평균 타구속도, 기대타율, 기대장타율, 기대가중출루율, 삼진율, 볼넷율, OAA(Outs Above Average)까지 거의 대부분의 지표에서 리그 하위 10%에 이름을 올렸다. 강한 타구를 날리지 못하고 타구 질도 나빴으며 볼넷은 적고 삼진은 많았다. 그리고 수비력도 처참했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어떤 포지션도 잘 해내지는 못했다.

뼈아픈 실패였다. 특히 피츠버그는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를 제외하면 내야 전 포지션이 사실상 무주공산인 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피츠버그는 체이비스를 사실상 주전 1루수로 기용하며 426타석이나 기회를 줬지만 체이비스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전력이 가장 약한 팀에서도 결국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워싱턴은 성적으로는 피츠버그 못지 않지만 경쟁은 더 치열한 팀이다. 지난해 후안 소토를 내주면서 영입한 기대주들이 있고 FA 시장에서 베테랑 제이머 칸델라리오도 품었다. 칸델라리오, CJ 에이브람스가 있고 22세 기대주 루이스 가르시아,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오는 최고 유망주 카터 키붐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0세 늦깎이 신인으로 데뷔해 깜짝 활약을 펼친 조이 메네시스까지 있는 워싱턴은 빅리그 로스터를 차지할 후보들이 많은 팀이다.

아직 27세로 신체적으로 하락세가 올 시기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있다는 점이 그나마 체이비스가 믿을 구석이다. 경쟁자들은 대부분 체이비스보다 어리고 재능도 충분하다. 피츠버그에서만큼 체이비스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보스턴이 기대하던 최고 유망주였지만 이제는 초청선수로 추락했다. 체이비스가 과연 워싱턴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마이클 체이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