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오르기 전 물려줬다…지난달 증여 2배 급증

서울 2269건으로 전월 대비 153.5% 올라
"가격 하락 눈치 보다 막판에 증여 이뤄진 듯"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2022.6.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지난해 12월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증여가 전월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증여 취득세를 공시지가가 아닌 사실상 '실거래가'로 과세하면서 부담이 늘어나게 되자, 서둘러 증여를 마치려는 움직임이 분주했다는 분석이다.

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집합건물 증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는 8962건으로 집계됐다. 전월(4212건) 대비 2배 이상인 112.8% 늘어난 수준이다. 전년 동기 5762건과 비교해서도 55.5% 늘었다.

지난달 서울의 증여가 가장 많았다. 서울은 2269건으로 전월(895건)과 비교해 153.5% 증가했다. 부산(159%)이 전월 대비 가장 높은 증여 상승률을 보였고 대전(156.6%), 경기(142%)가 뒤를 이었다.

올해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기준이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면서 작년 연말 막판까지 미루던 증여에 신청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취득세 과세표준은 시가보다 30%가량 낮은 '시가표준액'을 적용했으나 올해 증여분부터는 '시가인정액'으로 취득가액이 매겨진다.

시가인정액은 취득일 전 6개월부터 취득일 후 3개월 사이의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공매가격 등을 시가로 보는 기준이다. 증여도 일반 거래처럼 과세표준이 실거래가 수준으로 적용됨에 따라 증여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던 와중에 과세표준이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는 시점이 되자 증여를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