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 유지보수, 디지털전환·스마트폰·무인항공기로 혁신"

오승익 KIDA 선임연구원 "다양한 IT 활용" 제언

경북 영덕군 동부 해안선을 지키는 육군 50사단 장병들. 2022.12.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 무인항공기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우리 군의 군사시설 유지보수를 혁신할 수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4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오승익 선임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군사시설 유지보수 발전 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병영, 훈련장, 방어시설 등 우리 군사시설의 유지보수 필요성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KIDA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전체 군 시설물 약 10만동 중 29%가 건설된지 30년을 초과했을 정도다.

오 연구원은 "최근 국방부는 군사시설 노후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유지보수 관련 예산을 대폭 인상하고 제도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적 혁신'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향후 군사시설 유지보수 분야 과제로 △디지털 전환 △스마트폰 활용 △무인항공기 활용 등을 꼽았다.

디지털 전환은 전통적 사회 구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적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민간에선 사물인터넷 센서를 활용한 온도·습도·미세먼지 농도 등 환경 측정, 장비별 에너지 소비량 측정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군사시설 유지보수에 디지털 전환을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는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관리자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시설 곳곳을 원격으로 관찰하는 게 있다.

오 연구원은 "시설물 관리 측면뿐만 아니라 군사시설 내 인원과 장비를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야간 열화상 카메라로 실내의 인원을 파악하는 업무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장병들이 사용 중인 스마트폰도 군사시설의 효율적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보수가 필요한 시설을 촬영해 웹 기반 서버에 전송하면, 시설 담당자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어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다.

무인기를 띄워 현장의 영상 데이터를 획득하고, 이를 합성해 3차원 지도를 만들어 광범위한 지역의 시설정보를 모니터링하는 방식도 이용될 수 있다.

무인기 활용은 지역과 부대 사정에 따라 제한되는 경우가 있지만, 경로 설정과 장애물 회피 기능 등이 이미 발달한 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 연구원은 "산지가 많고 건물이 분산된 육군 시설 등의 효율적인 유지관리 정보수집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위험해서 접근이 어려운 송전탑이나 휴전시설, 지뢰매설 지역 주변 등을 안전하게 탐색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들 방안을 KIDA의 후속 연구 결과와 함께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IoT 이용을 위한 네트워크 보안 문제, 사병들의 일과시간 중 군사시설 내 스마트폰 활용 문제, 무인항공기 운영을 위한 비행허가 문제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오 연구원은 "그럼에도 국방예산 1조원을 향해 증가하고 있는 군사시설 유지보수 분야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고, 이에 대한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다양한 IT를 활용하고 한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공병단의 2차원 설계도면을 3차원으로 디지털화하는 기술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고, 민간기업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도 3차원 설계, 정보통신 장비 활용 확대, 무인화 등의 기술을 군사시설 유지보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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