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표팀행’ 韓 홀드왕의 마지막 의리…“WBC 한국전은 등판 안 합니다” [오!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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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규정 상 오성홍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뿐 그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주권은 "일단 우리나라 대표팀으로 뛰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 또 다른 나라에서 뛴다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여기에 2017년 여론도 의식이 됐다. 그런 경험을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신경이 쓰였다"라며 "그래도 중국에서 날 필요로 해서 연락을 주신 것이다. WBC는 큰 대회라 내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즐겨보고 싶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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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대회 규정 상 오성홍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뿐 그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공교롭게도 조국과 한 조에 편성되며 KBO리그 동료들과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선수 스스로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KBO리그 홀드왕 출신 주권(28·KT 위즈)은 최근 KT 이강철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내년 3월 WBC 중국 대표팀 합류를 허락 받았다. 지난 2017년 제4회 대회에 이어 또 다시 오성홍기를 달고 꿈의 무대에 출전하게 됐다.
주권이 처음 중국야구협회의 합류 제안을 받은 건 지난해 10월. 그런데 처음에는 이를 고사했다. 주권은 3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10월 쯤 이메일을 통해 합류 제의를 받았고,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답장했다”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야구협회장이 직접 연락을 주셔서 전화통화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출전을 계속 고민했는데 야구는 내 직업이고, 어디서 해도 똑같다고 생각해서 결국 결정을 내렸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주권은 1995년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난 재중 동포로,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2007년 귀화했다. 이후 청주우암초-청주중-청주고를 거쳐 2015 KT 우선지명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WBC의 경우 참가 선수가 부모 또는 조부모의 국적으로 출전국을 결정할 수 있다.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주권이 중국 대표로 나설 수 있는 이유다.
주권이 합류를 망설인 이유는 그의 국적이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제도 상 중국 대표팀 출전은 문제가 없지만 과거 2017년 대회 때 오성홍기를 새긴 그를 바라보는 일부 국내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당시 악플과 함께 마음고생이 심했던 터. 또 선수 본인도 한국이 아닌 중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나선다는 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주권은 “일단 우리나라 대표팀으로 뛰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 또 다른 나라에서 뛴다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여기에 2017년 여론도 의식이 됐다. 그런 경험을 다시 한다고 생각하니 신경이 쓰였다”라며 “그래도 중국에서 날 필요로 해서 연락을 주신 것이다. WBC는 큰 대회라 내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즐겨보고 싶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강철 감독도 제자의 이런 마음을 듣고 중국 대표팀 차출을 흔쾌히 허락했다. 주권은 “감독님께서 처음에는 꼭 가아하냐고 하셨다.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가서 다치지 말고 즐기고 오라는 조언도 해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중국은 내년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서 한국, 일본, 호주,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이에 따라 스승인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할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과 중국은 3월 13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을 갖는다.
그러나 주권이 KBO리그 동료들을 상대하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주권은 “한국전은 던지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처음 합류 제의가 왔을 때부터 이 부분을 이야기했다. 한국전은 등판하지 않는 걸로 결정이 났고, 아마 예선에서 최대 2경기 정도 마운드에 오를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주권은 오는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KT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대회 닷새 전 중국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가서 부상 없이 좋은 경험을 하고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짧은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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