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짜예금' 1년새 90조 감소…대출금리 계속 오른다

신병남 기자 2023. 1.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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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이른바 '공짜예금' 잔액이 1년 사이 90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은행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져 대출 금리가 오른단 걸 의미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605조84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5조2450억원보다 89조3995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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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저원가예금 비중 32.2%로 8%P↓…조달비용 늘어 대출금리 상승 자극
인뱅들 '파킹통장' 앞세워 비용 조절 적극적…은행 "금리인상기 감소 불가피"
3일 경기 과천시내 한 은행 영업점 앞 대출상품 안내문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2.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지난해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이른바 '공짜예금' 잔액이 1년 사이 90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예금에서 차지하는 잔액 비중도 8%포인트(p) 떨어졌다.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은행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져 대출 금리가 오른단 걸 의미한다. 반면에 시중은행들은 이 같은 현상이 금리인상기 불가피한 것이라며 잔액 이탈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605조84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5조2450억원보다 89조399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총 예금 잔액이 1718조995억원에서 1877조2421억원으로 불어난 것과는 상반된다.

이에 따라 저원가성 예금이 총예금에 차지하는 비중은 40.4%에서 32.2%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수익성 확대를 위한 핵심예금으로 분류하고 있다. 금리가 0.1% 수준이라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없다시피 한 예금인 이유에서다. 이 예금 비중이 총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대출 금리를 더욱 전략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반대로 이 예금 비중이 줄어들수록 시장금리에 대출 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해 오르내린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는 금융권 정기예금 금리가 은행은 연 4% 중반, 저축은행 5% 초반에 형성된 영향이 크다. 5대 은행만 놓고 보면 지난 1년간 정기예금 잔액은 163조5007억원이 불어나는 등 최근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곳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졌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로 조달비용이 늘고 있지만 은행들은 금리인상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당 예금 잔액을 늘리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는 점도 있다. 급여통장,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주거래 고객이 돼야 해당 예금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은행들은 판단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별 고객들이 잔액을 줄이는 상황이니만큼 추가적인 고객 유치를 하는 것 외에는 잔액 증가를 이끌 방법이 없다"며 "올해 은행들이 시금고 등 기관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는 것도 이러한 계약으로 수시입출금성 자금을 늘리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수시입출금 통장에 최고 연 4% 금리(토스뱅크 5000만원 초과 예치금 한정)를 주는 이른바 '파킹통장'을 내세우면서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연 3%로, 카카오뱅크도 연 2.6%로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금리인상기에도 정기예금에 오랫동안 목돈이 묶이는 것을 꺼리는 금융소비자와 정기예금보다 조달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인터넷은행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동시에 이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난 3일 기준 5대 은행이 취급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5~8.12%다. 금리하단 기준 인터넷은행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곳이 연 5.10%로 0.10%p 낮다. 한 인터넷은행은 4.78%로 0.47%p 낮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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