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융시장 방파제 '금융안정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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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는 사건이 있었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다수 금융사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경우, 자금지원을 통해 심각한 부실을 방지하고 위기확산을 차단하는 사전적·예방적 지원체계를 상설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하는 '금융안정계정'이 언제 다시 재현될 지 모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시장의 안정을 보다 두텁게 하는 든든한 '수문'과 같은 역할을 해내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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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는 사건이 있었다. 이 지역은 상습 침수지로 2010, 2012년에 이미 심각한 침수 피해를 겪었다. 이후 상당한 예산을 들여 하수관 용량확대와 선형 개선 작업을 했다. 하지만 시간당 95㎜ 폭우 이하에 맞춰 설계된 배수시스템은 그 이상의 폭우(당시 내린 비는 시간당 최대 116㎜)를 견뎌낼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한 기록적 폭우만큼이나 금융시장에 발생하는 위기도 그 발생시기와 양상, 규모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다양한 위기발생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응방안을 사전에 마련하고, 징후가 나타났을 때는 선제적 결단을 통해 위기 발생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에 대한 대응체계가 미흡한 상황에서 맞았던 IMF 외환위기는 총 500개가 넘는 금융회사를 구조조정하고, 약 168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했던 우리 역사상 최대 금융위기로 남아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우리는 정부의 발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큰 혼란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부담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 EU(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은 금융위기가 금융사 부실화로 이어져 시장 시스템이 무너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사전적 대응체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도드-프랭크법 제정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활용했던 사전적 지원제도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채무보증프로그램(DGP)을 상설화했다. 일본도 예금보험공사(DICJ)를 통해 2014년에 위기대응계정을 확대 개편해 금융사에 대한 사전적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예금보험기금에 '금융안정계정'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법률안을 국회에서 발의했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다수 금융사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경우, 자금지원을 통해 심각한 부실을 방지하고 위기확산을 차단하는 사전적·예방적 지원체계를 상설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금융안정계정'은 금융사의 부담으로 조성된 예금보험기금 내에 설치해 위기에 대응하는 상시적 지원제도다. 도입 그 자체만으로 금융위기시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 지난해 8월의 폭우 사태에서 강남역 인근에 위치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아 '강남댐'이라는 칭호를 얻은 청남빌딩이라는 곳이 있다. 이 빌딩은 길이 15m, 높이 2m의 방수문을 활용해 침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빌딩은 2012년경 약 3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추가적인 수문 보강 작업까지 거쳤다고 한다. 실로 대단한 '유비무환'의 자세라 하겠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하는 '금융안정계정'이 언제 다시 재현될 지 모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시장의 안정을 보다 두텁게 하는 든든한 '수문'과 같은 역할을 해내리라 기대한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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