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 1/800로 줄인 '액화수소'...세계 시장 선도하는 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가 미래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의 '생산·공급·유통·활용' 등 모든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며 글로벌 수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또 기체 형태인 수소의 부피를 대폭 줄여 액체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액화 수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수소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창원 및 광주에 거점형 기체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평택과 당진 생산기지 인프라를 활용해 액화 수소 생산기지를 만드는 등 수소 관련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스공사는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 사회의 탄소 중립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그린 수소를 국내로 도입하는 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 196만 톤의 해외 그린 수소 도입을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우리나라 총 도입 물량의 50% 이상인 100만톤 도입을 목표로 세웠다. 가스공사는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으로부터 그린수소를 들여올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또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규모 수전해 및 수소 액화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대량의 수소 저장이 가능한 액화 수소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수소를 액체로 변환시키면 부피는 8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기체 상태보다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기체 형태의 수소는 통상 200bar(압력의 단위로 1bar는 해면에서 100m 아래로 누르는 압력) 압력의 저장 용기에 300kg 정도를 담아 튜브 트레일러로 수송하는데, 이를 액화 수소로 바꾸면 그 10배에 이르는 3500kg을 탱크로리 한 대로 실어 나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대량의 수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액화 수소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미국의 'Matrix Service Company'(Matrix)와 '대형 액화 수소 탱크 및 화물창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984년에 설립된 Matrix는 액화 수소 저장시설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할 수 있는 수소 전문기업이다. 올해 미국 네바다 주에 완공된 수소 액화 플랜트(30톤/하루) 저장 설비를 포함해 지금까지 13기(최대 2300㎥)의 액화 수소 저장 설비 EPC를 수행하는 등 초고압·초저온 탱크 개발·건설 역량을 바탕으로 NASA, Air Liquide, Linde 등 세계 유수의 수소 관련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Matrix는 앞으로 △액화수소 육상 저장탱크 대형화 △액화수소 운송 선박 기술 개발 △국내 액화수소 인수기지 설계 및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평택 또는 당진 LNG생산기지 기반 수소 인수기지 개념설계 공동연구개발(Joint Study)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1986년 대한민국의 LNG시대를 연 평택 생산기지는 한국 최초의 수소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가스공사는 또 지난해 5월 미국 'CB&I Storage Solutions'(CB&I)와 '액화수소 저장설비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B&I 또한 저장설비 EPC 분야에서 130년이 넘는 세계적인 역량을 바탕으로 초고압·초저온 탱크를 개발해온 기업이다. 두 회사는 액화수소 육상 저장탱크 대형화 및 액화수소 운송 선박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수소 밸류체인 중 액화수소 저장·운송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수소 산업 선도국가로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액화 수소를 안정적으로 도입해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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