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일본 감독이 몰려 온다

허남웅 영화평론가 2023. 1. 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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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감독의 한국 진출이 늘고 있다.

사부 감독은 코미디 감성이 녹아든 범죄물 <포스트맨 블루스> (1997)로 1990년대 후반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일본 영화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며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다.

일본 감독들에겐 한국 진출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다.

한국의 영화사가 제작하는 영화에 일본 연출자가 고용 감독의 형태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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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감독의 한국 진출이 늘고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한국에 많은 팬을 확보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송강호·강동원·배두나를 캐스팅해 베이비박스(부모가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장소)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 <브로커>(2022)를 만들었다. 사부 감독은 코미디 감성이 녹아든 범죄물 <포스트맨 블루스>(1997)로 1990년대 후반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일본 영화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며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다. 사부는 현재 그의 첫 한국 영화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오히시 게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언더 유어 베드>로 2023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 스릴러물이다.

정해인이 출연한 디즈니플러스(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6부작 드라마 <커넥트>(사진)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했다. <커넥트>는 불법 장기 적출로 눈을 뺏긴 주인공과 그 눈을 이식한 이의 추격전을 다룬 공포물이다. 손상된 신체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것이 특징인데 그와 같은 묘사로 미이케 다카시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감독이다.

일본 출신 감독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는 이유가 뭘까.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그중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서바이벌 스릴러,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좀비 영화, <지옥>을 예로 들 수 있는 호러물이 유독 전세계 팬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작품을 연출한 황동혁·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해당 작품의 제작진은 미이케 다카시와 사부 등이 만든 일본 장르 영화를 보며 영화 창작의 꿈을 키웠다.

일본 감독들에겐 한국 진출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다. 한때 일본 영화는 <라쇼몽>(1950)의 구로자와 아키라부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의 미야자키 하야오까지 오랫동안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최근 <드라이브 마이 카>(2021)를 제작한 하마구치 류스케를 제외하면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시청률로 검증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원작 또는 판매량이 높은 소설과 만화를 영화화하는 데 집중하는 일본의 제작 풍토상 자국에서의 새로운 시도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그래서 일본 감독들은 한국을 자신의 도전을 실현할 이상적인 공간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한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영화 분야에서 교류해왔다. 보통 합작 형태를 띠던가, 타국 배우를 출연시키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한국의 영화사가 제작하는 영화에 일본 연출자가 고용 감독의 형태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다. 앞서 언급한 감독 외에도 또 다른 일본 유명 감독의 한국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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