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스터스 초청장이 왜 거기서 나와…”
남자 골프 세계 랭킹 54위 스콧 스톨링스(37·미국)는 하루 다섯 번씩 우편함을 열어보며 마스터스 초청장을 기다렸다. 모든 골퍼들의 꿈의 무대인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는 매년 4월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데, 우편으로 실물 초청장을 받아야 참가할 수 있다.
동료 선수들은 지난 연말 초청장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기뻐했지만, 스톨링스의 초청장은 소식이 없었다. 2011~201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린 스톨링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진출해 2023년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갖춘 상태였다.
대신 그는 지난 2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 조지아주에 사는 동명이인이 자신에게 마스터스 초청장이 잘못 배달됐다고 알리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아내 이름(제니퍼)도 같았다. “이 초청장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100% 확신한다. 나도 골프를 치긴 하지만, 와우! 당신의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동명이인은 초청장 사진을 첨부하며 “농담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와이에서 PGA 투어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던 스톨링스는 동명이인과 통화를 했다. 골프 선수 스톨링스는 테네시주에 사는데, 그의 이전 매니지먼트 회사 사무실이 조지아주의 동명이인 거주지 근처라고 한다. 동명이인은 부동산업자다. 골프 실력은 꾸준히 90대 타수를 치는 수준이며, 자신과 이름이 같은 골프 선수 스톨링스의 소셜 미디어를 평소 팔로해 왔다. 부동산업자 스톨링스는 “골프채와 초청장을 들고 내년 4월 마스터스 대회장에 나타날 생각도 했다”고 농담 삼아 말했다.
부동산업자 스톨링스는 마스터스 초청장을 골프 선수 스톨링스에게 발송했다. 2012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골프 선수 스톨링스는 “그(동명이인)에게 오거스타 내셔널 연습 라운드 티켓을 주고,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