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 ‘엿가락 다리’, 보름 전엔 안전 A등급 받았다
前 “모양 변형” 등 신고 2건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철제 육교가 엿가락처럼 아래로 축 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육교는 지난달 안전 점검에서 ‘A등급(이상 없음)’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고 발생 전에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 신고도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과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0분쯤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육교와 하부의 산책로, 자전거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이날 오전 1시 20분쯤 육교가 기울어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고, 이후 소방 당국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육교를 통제했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육교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갑자기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조사 결과, 육교 양쪽 지지대 철근콘크리트 일부가 파손됐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육교는 폭 2.5m, 길이 104.6m의 보행교로 총 사업비 28억원을 들여 2015년 4월 착공해 2016년 6월 개통했다. 육교 가운데 부분이 솟아오른 아치형으로 철강재를 엮어서 만들었다. 육교를 만든 업체는 현재 폐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영등포구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에 ‘육교 외형에 변형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지난 2일 오전에는 ‘다리가 내려 앉았다’는 신고도 접수됐으나 구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청 담당자는 안전신문고 내용을 사고 전날인 2일 오후 확인했으나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이 육교는 1년에 두 차례 정기 안전 점검을 받아왔는데, 작년 10월 28일∼12월 15일까지 진행된 점검에서는 A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교가 내려앉은 원인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다리를 구성하는 철 소재가 하중을 못 버티고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중 설계를 잘못했거나 소재가 부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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