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인 각성과 상식 회복이 국민 분열 해소 출발점

조선일보 2023. 1. 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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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김현국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결혼은 물론, 식사를 함께하는 것도 불편하다고 답했다. 최근 3~4년 내 정치 성향 때문에 가족·친구와 불편함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40%에 달했다.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책은 크게 변한 게 없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서 ‘잘한다’는 응답은 문재인 정부 때 84%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33%로 줄었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24%에서 87%로 늘었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반대다. 양측이 다른 나라에 사는 것과 같다.

지역 감정과 정치 갈등이 이렇게 심각한 적은 없었다. SNS 사용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매일 정치 유튜브를 한 개 이상 본다고 답했다. SNS는 이용자의 구미에 맞는 콘텐츠만 세뇌하듯 끊임없이 재공급한다. 이렇게 형성된 양극단 지지층에 정치인들이 영합하고 있다.

국민 분열엔 정치인과 지지층 모두 책임이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0%, 민주당 지지자의 70%가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사실일 것이라고 답했다. 의혹을 꾸며낸 당사자 첼리스트가 거짓말이라고 사과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다. 거짓말한 사람이 거짓말이라는데도 국민 40%가 거짓 아닌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니 김 의원은 사과를 거부하고 괴담 생산자들은 도리어 돈을 챙긴다.

하지만 김 의원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김 의원의 사과를 비난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국민 분열 해소는 여기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정치인들의 상식 회복과 각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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