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늘린 인터넷 은행… 건전성 관리 ‘과제’

김도형 기자 2023. 1. 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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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범 7년 차를 맞은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3곳 가운데 2곳이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겠다며 내놓았던 목표치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고금리 때문에 기존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늘리는 것은 은행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라며 "건전성 관리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올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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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등 3곳, 작년 8~16%P 늘려
금융당국 압박에 목표치 달성-근접
“고금리 상황 속 꼼꼼한 관리 필요”
올해로 출범 7년 차를 맞은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3곳 가운데 2곳이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겠다며 내놓았던 목표치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부실 대출 및 건전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대출) 잔액 비중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5%를 소폭 넘겼고 토스뱅크는 4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최대 과제로 내세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저마다 구체적인 목표치(카카오뱅크 케이뱅크는 잔액 비중 25%, 토스뱅크는 42%)를 제시했다. 목표를 비교적 높게 잡은 토스뱅크가 수치를 맞추지 못했지만 대체로는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2021년 말에는 이 비중이 카카오뱅크 17.0%, 케이뱅크 16.6%, 토스뱅크 23.9%였음을 감안하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은행별로 8∼16%포인트가량 높아진 셈이다.

2017년 처음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를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다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소극적이었던 중금리 대출상품 공급이 늘어나고, 중·저신용자들도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 밀려나지 않고 제1금융권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출범 초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이들에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 특판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약속했던 수치에 일부 미달한 곳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중·저신용자 대출에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전체 인터넷 전문은행의 목표 달성 여부를 계속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중금리 대출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건전성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면 자연히 부실 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그동안 자체 평가 모델을 활용해 고객들의 특성과 신용도를 꼼꼼히 평가해 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체 인터넷 전문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 비율은 2021년 말 0.29%에서 지난해 9월 말 0.39%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은 이 비율이 0.23%에서 0.21%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고금리 때문에 기존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늘리는 것은 은행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라며 “건전성 관리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올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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