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부산의 브랜드 자산 구축과 디자인
암스테르담 등 벤치마킹, 역사·문화·자연환경 부각…창의적 슬로건 만들어야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부산시는 도시브랜드 공식 플랫폼 : 상상ON을 오픈하고 시민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를 준비하는 부산시는 지난해 국제금융센터 지수 평가에서 세계 주요금융센터 126곳과 경쟁력을 평가해 29위로 2년 전보다 21단계 상승했다. 국제스마트센터 지수는 서울보다 앞선 국내 1위, 세계 2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허브 도시브랜딩의 기회이다.
국가브랜드 지수와 도시브랜드 지수를 창안한 사이먼 앤홀트는 “아이디어, 문화, 명성, 상품과 서비스, 자금이 하나의 글로벌 커뮤니티로 융합되는 세계화 과정이 도시브랜딩을 활성화시키며 앞으로도 그 과정이 심화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매우 광의적이고 훌륭한, 그러나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주장이지만 부산의 미래와 글로벌 경쟁에서 도시브랜딩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브랜딩은 쉽게 설명하면 어떠한 차별화된 편익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교환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의 상품, 서비스 등을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명칭 기호 디자인 등을 총칭한다(두산백과). 도시브랜드는 도시가 보유한 특징과 차별화된 가치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브랜딩은 지방정부 시민 공공기관 기업 등 사회를 구성하는 주체와 체계가 모두 참여해 가치를 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고 결국 부산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또한 도시브랜딩은 글로벌 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도시의 자산을 형성하는 과정과 연결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경우 도시브랜드로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2004년 암스테르담 마케팅 조직을 만들고 암스테르담시의 7개 부서와 기업 및 정부 조직, 그리고 인근 도시행정부들이 거버넌스 파트너로 참여했다. 첫 번째로 선보인 것은 1990년대부터 쇠퇴하고 있는 암스테르담의 도시브랜드를 회복시킬 특별한 슬로건 ‘I amsterdam’으로 관광객과 방문자들에게 어필하고, 시민에게는 살며 일하기에 좋은 도시로 설명하고자 했다. ‘I amsterdam’ 슬로건으로 진행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캠페인은 약 10년 정도 이뤄진 뒤 암스테르담 방문객 시민 관광객 모두가 지지하는 세계적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암스테르담의 도시브랜딩은 내외부의 혁신을 유발하고 사이언스파크, 페스티벌, 패션위크, 새로운 개념의 교육 기반 운영 등 도시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체계적 혁신 과정으로 연계돼 글로벌 도시로서 명성과 자산을 축적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례에서 확인한 것처럼 도시브랜드와 도시브랜딩이 도시 시민 삶의 의미와 미래가치를 정의하고 추구하는 과정에서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도시를 구성하는 사회의 통합을 추구하고, 나아가 국내외 이해관계자들 및 집단에게 지지와 관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슬로건은 브랜드의 정체성, 추구하는 가치, 차별성 등을 전달하는 문구이지만 시민과 이해 관계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형성하고자 하는 브랜드 자산에 방해가 된다.
시민에게 자부심을 부여하고, 구성사회의 통합을 이루며, 도시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표현한 사례로 ‘I♥NY(뉴욕)’, ‘ Be Berlin(베를린)’, ‘THIS IS BASEL(바젤)’ 등을 이야기한다. 해당 도시를 방문해서 경험할 수도 있지만 슬로건은 브랜드의 의미를 고객에게 언어로 먼저 전달하고, 가치를 유추할 수 있는 상상이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여 브랜드 자산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
기업의 경우 매우 간결하며 강력한 브랜드가치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Think different (Apple)’,‘Just do it (Nike)’ 등 무의식중에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예감할 수 있게 한다. 기업브랜드는 대표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명확한 산업 분야가 존재한다.
그러나 도시브랜드 슬로건은 지역이 보유한 역사 문화 산업 자연환경 특정인물 특산물 등 브랜드 자산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도시가 추구하는 가치도 연계돼야 한다. 특히 도시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지명(地名)을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성공적인 도시 슬로건은 친근감, 개성, 용이한 기억, 독창성, 유대감 등 기본적인 조건들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이 갖고 있는 자산에 기초하여 명확한 메시지를 포함해야 한다.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것은 브랜딩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인 만큼 고도의 창의성을 요구한다. 여기서 디자인 분야의 역할은 창의성과 혁신성을 함께 강화하는 것에 참여하고 소통을 위한 시각적 도구 등 구체적인 결과물 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도시브랜드 자산이 축적되는 사회적, 물리적 측면에서 제공되는 기능을 시민의 행복과 도시의 미래가치로 증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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