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세월 인정 받았다… 감정 흔드는 작품 창작”

이지훈 기자 2023. 1.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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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한국발레협회상 대상을 받은 유병헌 예술감독(60·사진)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최장수 예술감독이다.

"그때만 해도 한국 발레의 수준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어요.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은 발레 수준이 높았죠. 최근 20년간 한국 발레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세계 유명 발레단 중 한국인 무용수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예요." 그의 대표작은 2007년 초연된 UBC 창작 작품 '발레 춘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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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협회상 유병헌 UBC 감독
지난해 말 한국발레협회상 대상을 받은 유병헌 예술감독(60·사진)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최장수 예술감독이다. 중국 지린예술학교와 베이징무용대를 졸업한 후 중국 국립중앙발레단, 미국 워싱턴 키로프 발레아카데미에서 무용수들을 지도했다. 2008년 UBC 예술감독이 된 그는 올해로 15년째 UBC의 안무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UBC의 연말 대표 레퍼토리인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한창이던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이번 수상에 대해 재중동포인 유 예술감독은 “한국에서 활동한 25년의 세월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고 했다.

그가 UBC와 인연을 맺은 건 한중 수교 이전인 1989년. 모교인 베이징무용대에서 발레 마스터로 학생들을 지도하던 중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맞았다. 학교가 무기한 휴교에 들어가며 한국에 오게 된 그는 3년가량 UBC 무용수로 무대에 섰다.

“그때만 해도 한국 발레의 수준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어요.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은 발레 수준이 높았죠. 최근 20년간 한국 발레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세계 유명 발레단 중 한국인 무용수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예요.”

그의 대표작은 2007년 초연된 UBC 창작 작품 ‘발레 춘향’이다. 초연부터 ‘발레 춘향’의 완성도가 높았던 건 아니다. “음악과 동작이 따로 논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 후 수년간 ‘발레 춘향’에 맞는 음악을 찾아 헤맸다. 마침내 악보조차 구하기 어렵던 차이콥스키의 ‘맨프레드 교향곡’을 발견했다.

“사람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연을 본 후 관객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게요.”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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