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성지 도발'에 아랍권 반발…네타냐후 UAE 방문 취소

강민경 기자 정윤미 기자 2023. 1. 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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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3일(현지시간) 수도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교 예배당) 일대를 방문해 아랍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벤-그비르 장관의 모스크 방문을 강하게 비난했다.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한 UAE는 이날 "이스라엘 장관이 알아크사 모스크의 뜰을 기습 방문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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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이스라엘 장관 모스크 기습 방문 강력히 규탄"
베냐민 네타냐후(73) 이스라엘 총리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의회 크네셋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크네셋은 전체 120석 중 찬성 63표로 네타냐후가 꾸린 극우 성향의 새 정부를 인준했다. 2022. 12. 29.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정윤미 기자 =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이 3일(현지시간) 수도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교 예배당) 일대를 방문해 아랍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벤-그비르 장관의 모스크 방문을 강하게 비난했다. 팔레스타인도 그의 성지 방문이 도발적이며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라고 규탄했다. 요르단 또한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UAE 방문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내주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있었다.

이번 방문 취소는 벤-그비르 장관의 성지 도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한 UAE는 이날 "이스라엘 장관이 알아크사 모스크의 뜰을 기습 방문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아랍권의 비난을 의식한 듯 네타냐후 총리가 "알아크사 모스크의 현상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또한 알아크사 모스크의 현상 유지를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일방적인 조처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현상 유지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동예루살렘 구시가지 언덕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메카·메디나와 같이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고대에는 이 자리에 예루살렘 성전이 있었지만 고대 로마에 편입된 이후 서기 70년경 파괴됐고 성전 일부인 '통곡의 벽'만 남아있다. 이슬람 정복 이후 우마이야 왕조 하에 '알아크사 모스크'와 '바위의 돔'이 세워졌다.

그 결과 동예루살렘 구시가지는 무슬림에게는 '고귀한 안식처', 유대교도는 '성전산'으로 불리며 이슬람·유대교 공통의 성지로 통한다. 이 가운데 무슬림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경찰 간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 성지에는 무슬림만 기도와 예배가 허용되고 있다. 유대교도는 방문은 가능하지만 기도와 예배는 서쪽 '통곡의 벽'으로 제한돼있다.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대게 정치적·종교적 도발로 해석될 공산이 커서 대개는 성지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벤-그비르 장관은 유대교도도 성지에서 자유로이 기도와 예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방문 중에 기도했다는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그비르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연정에 합류한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 힘) 대표로 반팔레이스타인 및 반아랍 운동을 주도해온 대표 극우 정치인이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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