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전지·신약 중심… 화학 넘어 ‘글로벌 톱 과학기업’ 노린다 [K브랜드 리포트]

곽은산 2023. 1. 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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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LG화학
지속가능 성장 위해 ‘3대 동력’ 육성
2030년까지 매출 2배 늘린 60조 목표
신재생 에너지 등 집중… 저탄소 선도
양극재·분리막 전지소재 사업 확대
FDA 승인 신약 보유 美회사도 인수
항암·당뇨약 개발 美·유럽시장 공략

LG화학이 지속 가능한 ‘톱 글로벌 과학기업’(Top Global Science Company)으로의 대전환에 나선다.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를 넘는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고,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 매출 60조원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만으로 계획된 수치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친환경 소재·전지 소재·글로벌 신약 3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과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 청주공장 전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터 정보기술(IT) 소재, 전지 소재 등 첨단소재와 바이오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지난 20년간 10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며 “지금의 기후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포스트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산업계의 대전환기 역시 LG화학이 톱 글로벌 과학기업으로 도약하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전지 소재·글로벌 신약 등 신사업 비중 확대

LG화학은 흔들림 없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3대 신성장동력 육성 계획을 구체화했다. 재활용, 생분해성·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 사업 중심의 친환경 사업에 집중해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글로벌 화학업계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재활용 원재료 확보를 위해 쿠팡을 비롯해 LG전자 등 가전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흰색 고부가합성수지(ABS)를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한 데 이어 투명 제품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강화하고 있다.

생분해성·바이오 소재 사업과 관련해 LG화학은 2021년부터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적용한 고흡수성수지(SAP)를 중동 고객사에 납품했다. 곡물기업인 미국 ADM과는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t 규모의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LA)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소재에서 LG화학은 2021년부터 태양광 패널용 필름 POE(Poly Olefin Elastomer) 10만t 증설에 돌입했고 올해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총 38만t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양극재·분리막 등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전지 소재 분야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극재부터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를 목표로 2025년까지 6조원의 투자를 추진한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170만㎡ 부지에 30억달러 이상을 단독 투자해 연간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최대 규모로 올해 1분기에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22일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서 빌 리 테네시 주지사를 만나 LG화학 양극재 공장 설립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글로벌 전지 소재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광물 및 재활용 업체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 등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말 차별화된 분리막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Toray)와 헝가리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세계 최고 속도의 코팅 기술을 보유한 LG전자의 코팅 사업을 인수했다. LG화학은 유럽 내 생산능력 추가 확장과 미국 등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및 고객 다변화를 함께 추진하며 분리막 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전지 소재 기술 개발도 가속화한다. 현재 R&D 단계인 ‘퓨어 실리콘’ 기술은 기존 음극재 대비 획기적인 용량 개선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암, 당뇨·대사 영역 글로벌 임상 과제 가속화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LG화학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LG화학은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R&D 역량을 집중해 2030년까지 23개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중 2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상업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탄소중립 성장 목표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선언

LG화학은 글로벌 과학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 2050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 탄소배출 예상치 대비 총 2000만t을 줄여야 한다. 이는 화석연료 차량 83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 양으로 소나무 약 1억4000만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감축을 위해 LG화학은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원재료부터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CA(Life Cycle Assessment·환경전과정평가)를 국내외 전 제품을 대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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