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동물원] 멸치만한 이 물고기, 사람 오줌 X린내에 광분한다는데…
실제 확인된 바 없지만, 확대생산되며 ‘공포의 물고기’로 불려
생식기 절단 사례 보고됐지만 대부분 ‘피라냐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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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물고기(Monster Fish)로 불리기 위한 자격요건은 어떤게 있을까요? 상어처럼 존재 그 자체로 인간을 소름끼치게 하거나, 가물치처럼 가공할만한 먹성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피라냐처럼 섬뜩한 식습관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물고기들처럼 어마어마한 덩치나, 경악스런 먹성이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악한 겉모습을 갖지 않더라도, 괴물 물고기로 충분히 불리고도 남을만한 녀석을 이번 시간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다 자라도 기껏 반으로 꺾은 이쑤시개 정도의 몸길이와 두께를 가진 이 가냘프기 짝이 없는 녀석의 이름은 칸디루입니다.
두 손으로 누르면 바로 터져버리면서 내장과 아가미와 뼈가 보드랍게 흔적도 없이 짓뭉개질 듯 해요. 투명한 몸뚱어리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선 일말의 사랑스러움마저 느껴집니다. 이 초미니 물고기가 괴물물고기로 불리는 까닭이 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보시죠. 어떤 사람이 소변을 콸콸콸콸 쏟아내고 있습니다. 에어컨을 켤 때와 또 다른 차원의 시원함을 만끽합니다. 그 폭포수 같은 오줌줄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무엇인가 꿈틀꿈틀 올라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줌줄기가 배출되는 구멍 속으로 몸뚱어리를 들이밉니다. 그리고 암벽등반을 하듯 좁디 좁은 요도를 기어올라가 적절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곳에 자리잡고 있는 온갖 양분을 갉아먹고, 빨아먹고, 쪼아먹고, 핥아먹기 시작합니다. 이 괴생명체의 불의의 침입으로 야기된, 특정 부위에 쏠린 극한의 통증은 온전히 새로운 숙주가 된 사람이 몫이 됩니다. 이제 이 괴물 물고기와 한몸으로 살아야 할 운명입니다.
이 같은 상상을 하는것만으로도 사타구니가 찌릿찌릿한 독자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상당히 구체적으로 전해져오는 칸디루의 사람 습격 매커니즘입니다. 칸디루에게 잠식당해 찢어지고 벗겨진 요도에 다시 소변이 내려올 때의 통증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최근 동물관련 온라인 매체인 ‘키위’에 아마존 칸디루에 대한 기사가 올라오면서 다시 논쟁은 불붙었습니다. 아마존 칸디루의 그 기이하고 섬뜩한 인간 요도 습격이 과연 사실인지를 두고요. 칸디루는 메기 무리입니다. 다만 모든 칸디루가 괴담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칸디루 무리에 속하는 수십종중 가장 몸집이 작은, 아마존 칸디루가 괴담의 주역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덩치큰 민물고기인 피라루쿠, 걸리면 국물도 없이 사라지는 육식어의 대명사 피라냐 등 내로라하는 괴물물고기들의 총집합소가 아마존입니다.
그런 곳에서 몸길이 2.5㎝에 불과한 이 물고기가 연루된 괴담은 19세기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한 소년이 바지를 내리고 소변줄기를 쏟아냈습니다. 물속으로 침투하는 오줌 특유의 지린내에 마법처럼 홀린 칸디루 한 마리가 마치 승천하는 용처럼 물속에서 튀어오르더니 오줌을 쏟아내던 그 조그마한 구멍으로 단박에 침투합니다. 구체적인 기록과 증거가 남지도 않았는데 이 괴담은 아마존을 넘어 곳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칸디루들을 인간 오줌의 지린내에 끌리는데, 오줌이 물속에 침투할 때 보이는 파동의 변화를 감지하고 몰려든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전개됐습니다. 칸디루에 대한 공포는 조금 더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보고되면서 극한으로 치솟습니다.
이번에는 남자가 아닌 여자였습니다. 1829년 독일 생물학자 마르티우스 박사에 따르면 원주민 여성이 코코낫 껍질로 만든 보호대를 착용하고 강에서 멱을 감던 중, 칸디루에게 침입당했다는 내용입니다. 다행히도 모종의 과정을 통해서 칸디루는 체내에서 끄집어내졌다는 후일담도 있습니다. 이 사례 역시 전언에 따른 간접적 보고사례였지만, ‘오줌 냄새에 환장해 요도를 파고 들어와 피와 살을 파먹는 괴물 물고기’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이제 실존적 공포의 수준으로 격상됐죠. 칸디루가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신체도 공략해 요도를 파고들었다는 주장은 이 시기 몇차례 더 보고 됐습니다. 과학 탐사 장비가 발달하면서 칸디루 괴담은 근거없는 루머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만만찮았습니다. 최신식 카메라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BBC 어스 등 자연다큐멘터리 명가들이 지구촌 방방곡곡을 다니며 알려지지 않은 속살을 드러내는데, 이 괴물 물고기의 인간 습격기가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 미심쩍다는 주장이었죠.
그러다 1997년 중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실제 칸디루의 ‘침공’을 받은 환자와, 적출 수술을 집도한 의사의 경험담이 실명으로 공개된 것이죠. 무릎 정도의 물높이 지점에서 소변을 보던 23세 남성이 응급환자로 실려왔습니다. 요도에 있던 이물질을 적출해 제거에 성공한 집도의 안와르 사마드 박사는 수술 과정을 담은 동영상까지 증거로 제시합니다. ‘~카더라’라는 식이 아닌 당사자의 경험담으로 칸디루의 만행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담도 결과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발견된 이물질의 지름은 1㎝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는데, ,이 정도 지름을 가진 물질이 요도에 들어갈 경우 생식기관 자체가 파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칸디루가 물속에서 점프를 해서 오줌이 쏟아져나오는 ‘배출구’의 정중앙을 향해 마치 신궁이 10점 과녁을 맞추듯 점프해서 쑥 들어갔다는 목격담도 신빙성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칸디루 괴담’은 다시 활활 타올랐죠.
다만 아마존 지역에서 소변을 보던 남성들이 생식기관이 절단되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사례가 간혹 보고됐는데, ‘범인’은 칸디루가 아니라 피라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과연 오줌을 거슬러 올라 요도를 통해 인간의 몸에 침투하는 엽기적 물고기는 존재할까요? 꼭 같지는 않아도 비스한 류의 목격담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니, 영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라는데 마음이 갑니다. 우리가 여지껏 보지못한, 숱한 아마존 괴수족 중 하나이겠죠. 칸디루 괴담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가 과연 보고될 수 있을까요? 시간이 답을 알려줄 것 같습니다. 비록 요도를 파고드는 괴물을 아니더라도, 아마존은 사람에게 ‘몸조심해야 할 곳’인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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