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선거…공화당서 몇명이나 '매카시' 이름 입에 안 올릴까

[AP/뉴시스] 3일 미 하원의장 선거서 당선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는 원내대표 캐빈 매카시 의원이 2022년 12월 예산안 문제로 공화당 넘버투인 스티브 스칼리즈 원내총무와 상의하고 있다. 매카시가 1차 낙선 후 당선 가능성이 적으면 스칼리지가 대신 나올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3일 실시되는 미 연방 하원의장 선출투표가 100년 만의 큰 사건으로 주목되면서 투표 과정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미 의회 회기는 상원의원 임기가 6년이지만 짧은 하원의원 임기에 맞춰 2년 단위로 출범하며 상원의장은 대통령승계 1위인 부통령이 맡고있어 뽑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승계2위인 하원의장은 새 의회 개회일인 중간선거 및 대선총선 다음해 1월3일 선출된다.

양당제라 선거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당이 의원 투표 절차를 요식 행위로 해서 하원의장을 차지하는 것이 부동의 관례가 되었다. 그러나 올해 100년 전인 1923년 이후 처음으로 첫 투표에서 다수당 후보가 의장으로 직행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게 되었다.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 공화당 내의 통합 약화로 후보 케빈 매카시 의원이 첫 투표에서 '단순, 일반' 과반선을 넘지 못해 1위를 하고도 의장으로 뽑히지 못할 가능성이 투표 서너 시간 전인 현 시점에서 더 높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서 민주당이 10석을 잃어 213석 대 222석으로 공화당에게 4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빼앗겼다. 민주당의 버지니아주 당선인 한 명이 스무날 뒤 사망해 118대 하원 의석 분표는 이날 현재 212 대 222다.

미 하원의장 투표는 재적수를 기준으로 한 절대 과반이 아니라 투표자 기준으로 반을 넘기면 선출되는 단순 과반수 제다. 의회 문을 여는 이날 434명의 당선인 전원이 참석해 투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과거에도 거의 그랬던 것이 의장 투표 선출 직후에 의원 취임선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434명 당선인 전원이 투표에 참여하면 과반선은 절대나 일반이나 똑같이 218명이며 이는 공화당 총 당선인 222명보다 단 4명 적다.

당선인 전원이 하원 회의장에 모인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 당의 후보 1명 씩을 지명하며 이때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 공화당은 원내대표 겸 의장후보경선 당선자 케빈 매카시가 나올 것이 확정적이다.

의장 선거의 압권은 호명 투표로 의회 직원이 알파벳 순으로 의원을 한 명 씩 미스터, 미즈를 붙여 성으로 부르면 즉시 해당 의원은 미스터 제프리스 혹은 미스터 매카시로 답해야 한다. 이때 아무 상관없는 사람 이름을 올려도 유효 투표로 간주되지만 호명 당하고도 아무 이름도 대지 않으면 투표자 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점이 '일반 과반선'과 관련해 주목되는 변수다.

즉 참석 기권이나 불참 기권은 유효 투표가 되지 않아 과반선이 변하는 것이다. 현재 최소한 5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최소한 1차 투표에서는 매카시 이름을 부르지 않겠다고 언명한 상태다. 그러면 민주당 제프리스 212표, 매카시 217표 기타 유효 5표가 나와 매카시는 1위를 하지만 총 유효 투표자 434명의 과반인 218표에 1표 부족해 당선되지 못한다.

그래서 매카시는 반대 의원들에게 참석 기권 내지 불참 기권할 것을 간청하고 있다. 투표장에 나오지 말던가 나오더라도 입을 꽉 다물고만 있어달라는 부탁인 것이다. 만약 5명이 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제프리스 212, 매카시 217이며 5표는 무효가 되어 총 투표자는 429명이고 일반 과반선은 215명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매카시는 의장으로 당선된다.

호명 투표는 한국의 기명 투표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비밀 배제의 솔직성을 갖는다. 공화당 222명 중 누가 매카시의 의장 당선을 싫어하는지 호명 당한 후 다른 이름을 말하거나 입을 다물고 있으면 그 즉시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다.

또 알파벳 순 호명 투표인 상황서 마침 매카시 반대 의원들 성이 빅스나 가에체 등 알파벳 앞 부분에 포진해 있어 매카시 1차 낙선이 중반에 이미 결정될 수도 있다.

1차에서 당선자가 안 나오면 2차, 3차 등 뽑힐 때까지 계속될 수 있고 218명이 찬성하면 투표가 연기될 수 있다.

또 단순 과반제가 아니라 단순 다수표 제로 바꿀 수도 있다고 한다. 즉 과반선에 미달하더라도 1위 득표자를 무조건 당선시키는 것인데 이 또한 투표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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