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지약' 도입 지연에 여성계 "안전한 약 절실"
식약처 "임신중지 약 허가 신청 시 신속히 심사"
현대약품, 여섯 달 뒤 국내 첫 도입 허가 신청
[앵커]
임신중지 즉 '낙태'가 더는 범죄가 되지 않은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먹는 임신중지 약 도입을 추진한 제약사가 최근 신청을 자진 철회했습니다.
여성계에선 식약처 심사 지연이 석연치 않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임신중지 비범죄화 오늘부터 1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단에 따라 임시 중지에 대해 죄를 물을 수 없게 된 건 재작년 1월부터입니다.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하게 되자 식약처는 임신중지 약 허가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섯 달 뒤 현대약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 중지 약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출처 미상의 불법 약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상황이라 여성계에선 크게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허가 신청 1년 5개월 만에 현대약품은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습니다.
식약처는 현대약품이 안전성 보완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못할 거 같다며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약품 관계자 : 공식적인 입장 외에는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식약처 관계자 : 공개 가능할 만한 내용 같진 않아서 사실….]
현대약품이 신청한 임신중지 약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성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캐나다 등 6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약입니다.
그런 만큼 심사가 길어지는 건 다른 이유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약품 관계자 (지난해 6월 통화) : 자료 제출도 자료 제출인데…. 의사랑 약사랑 갈등도 있고 해서 늦춰지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당장 여성계에선 식약처가 자세한 심사 경위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나 영 /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대표 : 검토가 뭐가 필요했고 현대약품이 아니면 식약처는 자체적으로 알아볼 수 없었는지…. 어떻게 유통할 건지 이런 체계들을 같이 세워나가면서 약물 도입을 준비해야 하는데 (식약처는) 전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제약회사에만 책임을 돌리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현대약품은 보완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다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심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여성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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