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변이 출현에 비상 걸린 중국… 폐수 검사까지
석 달 간 오미크론 하위 변이 130개 발견
중국에서 면역 회피력이 높아진 코로나19 신종 변이 유입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새로운 파동이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감염자 폭증에 대응해 폐수 검사까지 돌입했다.
코로나 재감염 불안 확산
3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항저우 질병통제센터가 최근 일주일간 현지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내 지배종인 BA.5.2와 BF.7 바이러스가 각각 54.17%. 45.83%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XBB와 BQ.1, BQ.1.19 등 신종 변이도 확인됐다.
상하이 교통대 의과대학 부속 루이진 병원의 천싸이쥐안 교수팀과 상하이 공중위생임상센터 판샤오훙 연구팀도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XBB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상하이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25명이 XBB 변이에 감염됐고, 이 중 3명은 XBB.1.5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감염자가 입국자들로, 현지에는 전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는 지난달 20일 “9개 성(省)에서 BQ.1 변이 49건이 검출됐고, 3개 성에서 11건의 XBB 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BQ와 XBB 계열 변이는 오미크론 최신 하위 변이들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새롭게 번지고 있으며, 특히 XBB.1.5는 더 높은 면역 회피력을 무기로 최근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해 곧 우세 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XBB 하위변이가 코로나19 치료제인 이부실드 뿐 아니라 개량 백신에 대한 저항력까지 갖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방역 전문가들은 “신종 변이들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독성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다는 학계 보고는 없다”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재감염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재감염률이 낮고, 재감염되더라도 증상이 가벼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변이 해시태그가 이날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우려의 반응이 나오는 등 중국인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일 XBB 변이가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소문이 돌자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지사제들이 동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염기서열 분석 병행까지
중국 정부 코로나19 지침에 ‘폐수 감시’가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창기 미국, 유럽 등지에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시행했던 폐수 검사 카드를 뒤늦게 ‘위드 코로나’에 나선 중국도 꺼내 든 것이다.
해당 지침은 지방 정부들이 가정의 폐수를 검사해 감염 규모를 확인하고 동시에 잠재적 변이를 식별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도록 했다. 이 지침은 국무원 합동방역통제기구가 “적합한 조건을 갖춘 도시에서 폐수 검사를 실험적 수준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나왔다.
지방 정부들은 폐수 검사를 통해 감염 비율 변화와 바이러스 양의 변화를 추적하고 새로운 감염 파도·변이의 중요한 지표인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해야 한다고 해당 기구는 밝혔다. 선전대 장한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폐수 검사 파일럿 계획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이 오는 8일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병 관리 등급을 갑(甲)류에서 을(乙)류로 하향 조정하고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전면 완화하기에 앞서 폐수 검사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식 계획이나 예산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검사 규모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도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것을 요구하면서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과 임상 관리, 영향평가 등을 강화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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