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 김정남 “계약사원으로 입사하고 싶습니다”
댄스 듀오 터보는 1995년 데뷔해 가요 차트들 정상에 올랐다. 그런 터보에서 메인보컬 김종국과 함께 김정남은 화려한 댄스로 인기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김정남은 터보를 나온 후 DJ와 댄서로 활동하다 2014년 ‘무한도전-토토가’로 컴백해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2023년 벽두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정남이 ‘계약직 직원’으로 공개 취업을 하겠다고 3일 전격 선언을 한 것이다. 그가 내세운 테마는 “터보 김정남이 광고모델이 되어드립니다”이다. 보통 연예인들은 모델로서 광고주의 러브콜을 기다리지만 터보 김정남은 먼저 기업에게 다가서서 기업과 함께 상생을 하겠다는 취지다.
김정남은 “예전에는 소속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방향으로 일했지만 이제는 직접 일을 만들고 찾아나서기로 했다”며 “연예인으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젖는다는 분도 있지만 나의 경우는 (인지도 덕분에)겨우 물 위에서 떠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무한도전-토토가’ 때도 동료 김종국이 계속 내가 조금 위태로운 분위기에서 조금 위험해 보인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당시에도 (확실한) 재기의 발판을 만들지 못한 면도 있다. 그런데 이제 그렇게 나처럼 물위에 힘들게 떠 있는 자영업자나 중소업체들과 서로 손을 잡고 물이 찬 곳으로 함께 헤엄쳐 간다는 각고”라고 말했다.
그는 “광고모델로 발탁이 되면 적극적으로 기업 홍보를 하고,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면 커머스도 발벗고 할 생각”이라며 “그런 의지를 먼저 기업에 공개취업을 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자세가 새로운 플랫폼이 계속 탄생하는 시대에 걸맞는 연예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정남은 “활동 당시에는 계약상 CD, 테이프 등 음원저작권 수입은 모두 회사가 가지는 것이어서 100만장이 팔려서 45억 정도 수익을 본 것으로 안다”며 “물론 행사비나 출연료 등으로 당시에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렸지만 지금 유튜브를 보면서 ‘조금만 일찍 이런 플랫폼이 나왔다면 춤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얼마나 광고모델, 마케팅홍보, 제품판매까지 1석 3조의 효과를 내는 ‘모델 계약사원’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로 그가 내세운 것은 터보 시절의 엄청난 스케줄 소화력과 춤에서 보여준 자신의 열정이다.
김정남은 “터보 시절 새벽 5시에 스케줄을 시작해 오전 3시에 일이 끝난면 여의도 방송국 근처에 차 속에서 눈을 붙이다가 다시 일을 나가는 생활이 반복이 됐고 하루에 국내선 비행기를 5번 타면서 출연과 행사를 한 경험도 있다”며 일에 몰두하는 열정은 그때와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부를 6학년까지 전교 1등으로 아주 잘해서 중학교 때 서울로 온 학생이 14살에 춤에 매료된 후 본능처럼 끌려서 힘든 것도 모르고 매일 방송세서 나온 춤만 따라하는 방식으로 연마해 고등학교 무렵에 이미 클럽 등에서 요즘 댄스 퍼모먼스 공연처럼 춤을 췄고 지방에서까지 내 춤을 보러 올 정도로 알려지자 기획사에서 찾아 온 것이 연예인이 된 계기”라며 “그때 춤에 몰두한 본능과 집중력으로 어떤 분야든 일을 맡겨 주시면 서로 상생하는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에이전트는 “터보 때 활동 덕분에 ‘모두가 아는 동네형’ 같은 친근함과 지금의 30대 40대가 청춘을 함께 한 인물이라는 점이 큰 어필이 될 것”이라며 “대중성과 레트로 감성을 중요시하는 기업에게는 특히 안성맞춤으로 무엇보다 회사에 입사한 회사직원이라는 마인드로 임할 것이라는 자세가 강점이 될 것”이라머 “만약 수제맥주브랜드의 광고모델이 된다면 수제맥주의 제조과정, 상품기획, 패키지 디자인 등 자신이 계약한 브랜드의 스토리를 직접 제작해 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에 따르면 신입사원이나 대리 평균연봉이 3000만원이라는 것에 착안해 김정남의 ‘홍보모델 사원’ 급료(게런티)를 책정하고 벌써 몇몇 업체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김정남에게 춤과 음악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는 생기 넘치는 표정으로 “저는 ‘연예인이 아니다’라고 해도 이미 연예인인 인지도는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홍보모델로 열심히 일하면서도 기회가 되면 춤과 노래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이 모두가 윈윈하는 것이라고 여긴다”며 “1세대 춤꾼들이 서로 경쟁하는 ‘스트리트맨 파이터 클래식’이나 세대나 인기 구분 없이 춤의 절대강자를 뽑는 ‘댄스 배틀 대전’이 있다면 당연히 참전하고 싶다”며 “앰블런스만 확실하게 대기 시켜준다면 몸이 부서저라 춤을 춰서 1등을 할 자신이 있다”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그는 “요즘 젊은 댄서들이 다양한 스타일을 탄탄하게 기초로 배운 후 자신의 특기나 한 분야에 몰두하기 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한두가지 춤만 처음부터 익히려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동시대 동료 댄서들에 대해선 “코요태 김종민의 춤이 재즈 댄스를 기초로 해 선이 무척 아름답고, 당시 ‘용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댄서의 동영상이 있다면 가장 춤을 열심히 연마한 인물의 퍼포먼스로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김정남이 꼽은 한국의 음악과 춤을 뒤흔들 다음 인물은 “프린스 같은 느낌”이라며 아티스트 던을 지목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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