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발등의 불 된 북핵 위협
대미 비핵화 협 상서 ‘볼모’ 속셈
北 도발 일상화 절체절명 위기
온 나라가 합심해 대응 나서야
북한의 핵공격 위협은 이제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해 9월 법제화한 ‘핵무기 사용조건’에서 선제 핵공격 대상을 ‘국가지도부 등에 대한 적대세력’이라고 통칭했던 북한은 올해 핵무력 공격 대상으로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을 꼽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00㎜ 구경 초대형 방사포(KN-25) 30문의 실전배치를 앞두고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핵심 공격형 무기”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핵공격 타깃으로 미국이 아닌 한국을 삼았다는 점이 특히 섬뜩하다. 한국을 향후 비핵화 협상의 ‘볼모’로 삼겠다는 속셈을 노골화했다. 대미 핵 위협은 선제타격이나 대량보복 등의 ‘응징’을 초래할 수 있다. 대남 저·고강도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하고 북한 응징을 둘러싼 한·미 간, 남한 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한·미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일 수 있다.
북한의 고강도 대남 도발이 장기화·일상화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임에도 우리 사회 전반의 대비태세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는 의문이다. 세밑 한국 사회를 흔들어 놓은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이 대표적이다. 군은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 등 수도권 상공을 5시간 동안이나 활보했음에도 5대 중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대응 과정에서 KA-1 경공격기는 출격 직후 추락했고, 무인기를 향해 경고방송을 하거나 공중폭발탄이 아닌 일반탄을 장착하는 어이없는 사실도 드러났다.
정치권의 행태는 더 가관이다. 무인기 침범 사태가 다 정리된 이후에도 대통령이 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느냐고 힐난하는 야당 의원이 있는가 하면 군의 명백한 작전실패를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적대적 군사활동을 금지해 훈련 등을 등한시한 전임 정부 탓이라고 주장하는 여당 의원이 있다. 독자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동조하는 의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장 이후 양국 간 국지도발이 더 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지 궁금하다.
올해 북한 도발은 더 빈번해지고 세질 것이라는 게 외교안보 싱크탱크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어찌 대응해야 할까. 억지(deterrence)가 성공하려면 상대국에 치명적인 응징보복을 가할 능력(capability)과 합리적 의지(credibility)가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전달(communication)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답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군과 정부,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각자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군은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갖추고, 정보기관은 대북 정보 획득 및 효과적 대북 심리전을 펼치면 된다. 외교부는 북핵 억지와 봉쇄, 관리를 위한 우호국 포섭에 적극 나서야 하며, 통일부는 대화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대북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 전임 정부 때 이 같은 역할 분담이 어그러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실기동 연합훈련 축소 등의 엉뚱한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만을 유념하며 냉철한 판단력과 날카로운 통찰력, 결연한 결단력을 가져야 할 대통령의 막중한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송민섭 외교안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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