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찬 감독 ‘전격 경질’ 파문 “흥국생명, 팬들 생각하기는 하나”
시즌 중 교체, 알다가도 모를 팀”
배구연맹 게시판 비판글 쏟아져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감독과 단장 동시 경질에 배구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단 운영 특성상 현장과 프런트 간의 갈등은 불거질 수는 있지만 이것을 동반 경질로 처리했고, 더군다나 경질 시점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프로배구 역사에 정통한 한 배구계 관계자는 3일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되는 경우는 많지만 그런데 부임한 지 1년도 되지 않았고, 성적도 잘 나오는 팀의 감독을 교체하는 건 흔치 않다”며 “배구인들 사이에서도 갑작스러운 결정과 시점에 대해 당황스러움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권순찬 전 감독(사진)은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4월 흥국생명 사령탑을 맡았다.
올 시즌 리그 2위 흥국생명은 승점 42점(3일 기준)으로, 1위 현대건설(승점 45점)과 불과 3점 차다. 직전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의 주전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는 저력을 보여줬다. 시즌은 이제 반환점을 돌아 아직 절반이나 남아 있다. 충분히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성적과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 김연경의 합류로 흥국생명은 V리그 역대급 관중 동원을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을 사실상 경질로 동시에 교체한 배경은 다름 아닌 의견 충돌이었다. 팀 운영과 선수 기용 등에서 두 사람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임형준 구단주가 “동반 사퇴”로 최종 정리한 것이다.
흥국생명의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와 관련해 팬들은 “팬들을 생각하지 않는 행태”라며 큰 불만을 드러냈다. 한국배구연맹(KOVO) 웹사이트 게시판에는 흥국생명의 감독 교체와 관련해 강한 비판의 글이 쏟아진다.
한 누리꾼은 “정확한 사유를 알리지 않고 시즌 중 경질이라”며 “흥국생명이 흥국생명하는 것이로군요. 향후 흥국생명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참 알다가도 모를 팀”이라고 적었다.
지난 2일 흥국생명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고 사퇴 배경을 전했다.
선수단은 당분간 이영수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신임 단장에는 신용준 단장이 임명됐다. 신 단장은 2016년 2~4월 짧게 단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일 동반 사퇴 결정이 난 뒤 권 전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만나 “동요하지 말고, 남은 시즌을 잘 치러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뛰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사실과는 다르다고 흥국생명 측은 전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새로 오신 단장님과 선수들이 지난 2일 인사를 했고, 3일에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영수 감독대행의 지도 아래 선수들 모두 다음 경기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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