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최고가 행진 실화야?…이곳에서 유독 대형평형이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1. 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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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래미안퍼스티지 222㎡
작년 말 4억 오른 84억 거래
도곡 타워팰리스 244㎡도
8억 오른 64억에 64층 거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아파트 가격이 연일 역대급 하락폭을 경신하는 가운데에도 대형 아파트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장을 뚫고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공급 자체는 극소량인 반면 수요자들은 초고액자산가들인 덕에 금리와 무관하게 안전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222㎡는 지난해 11월 84억원(28층)에 중개거래됐다. 동일 평형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3월 80억원(28층)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서초구 아파트가격은 2.4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4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형 평형 위주로 이뤄진 주상복합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지난해 연달아 신고가 기록이 나왔다. 8월 전용면적 244㎡는 직전 거래가(3월)인 55억4000만원보다 8억원 이상 오른 64억원(64층)에 손바뀜했고 전용면적 223㎡도 10월 59억5000만원(38층)에 거래되며 2021년 11월 기록했던 직전 최고가인 55억원(18층)을 넘어섰다.

서울 뿐만이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두산위브더지스 전용면적 159㎡도 지난해 11월 32억5000만원(68층)에 거래돼 2021년 1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 25억5000만원(69층)보다 7억원 올랐다.

대형 아파트의 강세는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규모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전용면적 135㎡ 초과 초대형 아파트의 하락폭은 -3.49%로 6가지 분류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가격 평균 하락폭(-7.2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40㎡ 이하가 -4.19%로 그 다음으로 가격 하락폭이 적었고 102㎡ 초과 135㎡ 이하 역시 -5.39%로 세번째로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대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은 높은 희소성이다. 우선 공급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은 총 16만143가구였다. 이 중 전용면적 135㎡ 초과는 1741가구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1.1%다. 전용면적 102㎡ 초과 135㎡ 이하도 1만6982가구로 10.6%에 그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 총 6707가구가 공급됐지만 전용면적 135㎡ 초과는 단 한가구도 없었다.

대형 평형은 수요자들이 초고액자산가들이라는 점에서도 통상적인 아파트들과 구별되는 시장을 형성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사는 곳이 곧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 소수의 상류층들은 일종의 ‘자신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데 이 계층으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꾸준한 반면 이런 계층의 상징이 되는 주거지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대형 아파트의 상승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금리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난다. 고금리가 집값 하락의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형 평형의 가격대는 최근까지 대출이 금지선이었던 1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데다가 애시당초 수요자들은 대출 없이도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주택 공급의 경향이 점점 더 작은 평형 위주로 변화하는 점도 대형의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1~2인 가구의 증가, 정부의 공급물량 확대 정책에 따라 소형과 중형 위주의 공급이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건설사들도 대부분의 물량을 20평대 위주로 채우고 대형은 펜트하우스 한 두가구만 공급하는게 트렌드”라며 “대형의 희소성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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