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청장에 김종욱 서해청장 내정… 70년 만에 첫 순경 출신
김종욱(55)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해양경찰 창설 70년 만에 순경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해양경찰청장에 내정됐다. 해양수산부는 김 청장을 해경청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3일 밝혔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김 청장을 임명하면 당일 오후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해경청장은 해경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해수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청장은 1953년 해경이 창설된 이후 첫 순경 출신 청장이다. 현재 치안감인데 치안정감을 건너뛰고 2계급을 승진해 치안총감인 청장이 되는 것이다. 경찰청장의 경우, 순경 출신이 1명 있었지만 해경은 처음이라고 한다. 역대 해경청장들은 간부후보생, 사법·행정고시 특채, 경찰청 간부 출신 등이었다.
김 청장은 본지 통화에서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부담감이 크다”며 “청장에 취임하면 현장 임무 중심의 해경이 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경의 94%가 순경 출신인데 열심히 노력하면 순경 출신도 지휘부까지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 청장은 지난 6월 해경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축소 수사와 관련해 치안감 이상 해경청 지휘부 7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할 때 함께 사표를 제출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를 반려했다. 김 청장은 “그 사건과 무관했지만 함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사표를 냈다”며 “앞으로 우리 국민이 바다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청장은 거제제일고와 초당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경상대 법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순경 특채로 해경에 입문해 울산해경서장, 해경청 경비과장, 해경청 장비기술국장, 해경교육원장, 해경청 수사국장 등을 지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총경 22명을 경무관으로 승진 내정했는데 순경 등 ‘일반 출신’이 4명(18.2%) 포함됐다. 간부 후보 5명, 고시 특채 1명을 포함하면 비(非)경찰대 출신은 전체의 45.5%로 나타났다. 경찰대 출신은 12명(54.5%)이었다.
경무관은 치안총감, 치안정감, 치안감에 이어 넷째로 높은 경찰 계급이다. 승진 경쟁이 워낙 치열해 ‘경찰의 별’이라고 불린다. 이번 경무관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순경·경장 등에서 출발한 일반 공채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최근 5년 사이 최대 비율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무관 승진 인사 중 5% 내외의 비율을 차지했던 일반 출신이 18%까지 높아진 건 파격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번 경무관 승진 대상자 중 박중희 부산청 정보화장비과장, 유희정 경기북부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강일원 서울청 제2기동대장이 순경 출신, 양태언 서울청 안보수사과장은 경장 출신이다. 특히 박중희 총경은 1988년 순경으로 입직해 35년 만에 경무관을 달았다.
윤 대통령은 경무관 이상 고위직 가운데 순경 등 일반 공채 출신이 2.3%에 불과하다면서 이 비율을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경무관 인사는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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