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실 줄이고, 원장실 넓혔어요”…공립유치원 원장실 확장 논란
[KBS 춘천] [앵커]
원주의 한 공립유치원 원장이 자신의 방을 넓히라며, 원생들의 교육공간을 줄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추가로 쓴 공사비만 1,500만 원인데, 이 돈이 건물 준공 검사도 받기 전에 집행됐습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문을 연 원주의 한 공립유치원입니다.
담장에, 원장이 "학습공간 침해하고, 갑질을 했다며 중징계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개원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 유치원 원장은 기존 방보다 더 넓은 곳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행정실 직원/음성변조 : "몇 번씩 들어오셔서 말씀을 번복하시면서 (원장실을) 바꿔야 된다 하셨다가, 조금 기다려달라고 말씀하면 알겠다고 했다가, 또 다음 날 와서."]
그 결과, 원장실은 확장 이전 공사를 했습니다.
방을 1층에서 2층으로 옮기고, 넓이도 당초보다 10제곱미터 정도 넓어졌습니다.
대신, 2층에 있던 유치원생 교육공간은 줄었습니다.
[최승덕/강원도교육청 노조위원장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학습 공간, 교육인데. 그 교육에서 원장은 교육보다는 자기의 소위 말하는 체면을 더 우선시했고."]
개조 공사비는 1,500만 원이 들었습니다.
당시, 건물 준공 검사 전이라 예산 배정도 안 된 상태에서 교육청 예산을 미리 투입한 겁니다.
개원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원장실 위치는 이곳 1층, 조그만 공간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준공 전에 원장실을 확장 이전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해당 원장은 취재진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해당 유치원 직원/음성변조 : "(원장님 한 번만 뵙고 갈게요.) 안 보시겠대요, 좀 전에도 연락이 왔는데 문을 뭐 열어주지 말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저희도 입장이 난처하고."]
강원도교육청 감사단은 이 원장이 갑질 논란을 겪는 등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징계위는 공사비 선집행 등 회계 처리 부적절은 '견책', '경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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