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곡물 수출 차단…“세계 식량난으로 기근 증가”
러시아가 세계 최대 밀 수출 국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전 세계 식량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체결하고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량 대부분을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가 10개월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곡물 운반 선적이 이동하는 흑해 항로를 봉쇄하면서 이곳을 통과하는 선박의 수는 급감했다. 이후 서방의 외교적 압박으로 곡물 수출항로를 확보하는 ‘흑해 곡물 협정’을 체결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발 대부분의 곡물 선적을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13개 항구 중 7개 항구를 계속 차단하고 있고, 화물 검사 등을 이유로 운항을 방해하고 있다. 정상 가동되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도 러시아군이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주기적으로 공격해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전 우크라이나는 월평균 500만~700만톤의 곡물 기름종자를 수출했지만, 전쟁 이후인 3~11월 수출량은 평균 350만톤으로 줄었다.
러시아는 또한 자국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도 세계 식량 공급을 방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러시아는 원래 세계 최대의 비료 수출국이었지만 개전 이후 전 세계 농부들이 필요로 하는 비료 판매 중단시켜 농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식량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기아, 빈곤 및 조기 사망 등이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2019년보다 2배 이상 많은 3억45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 불안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공급망 혼란, 주요 곡물 생산국인 아르헨티나와 미국 등의 가뭄,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끼쳤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도 식량 수급을 불안하게 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서맨사 파워 처장은 “세계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함으로써 푸틴은 세계의 빈민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세계 기아를 급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러한 상황을 ‘홀로도모르’에 비유하고 있다. 홀로도모르는 90여년 전 스탈린 치하의 소련이 통치하던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 명이 사망한 대기근을 뜻한다.
이소벨 콜먼 USAID 차관은 “이 전쟁의 결과는 엄청나게 파괴적”이라며 “푸틴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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