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정책 거꾸로 가는 광주시…‘축하금·육아수당’ 2년 만에 폐지
예고 없이 변경…시민들 반발
시 “올해부터 부모급여 지급”
광주시가 출생아에게 출산축하금과 육아수당을 정책 도입 2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사전예고도 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에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아이를 출생한 가구에 지급하던 축하금 100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생후 0~23개월까지 월 20만원씩 총 480만원을 주던 육아수당도 올해까지만 지급한다. 올해 출생한 아이들부터는 육아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광주시는 2021년부터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를 만들겠다며 당시 전국 최고 수준의 출생 지원 정책을 도입했다. 아이 1명당 축하금과 육아수당으로 모두 580만원이 지급되는 구조였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24개월 동안 매월 20만원씩 지급되는 육아수당은 해가 갈수록 금액이 불어났다. 2021년만 해도 430억원 수준이었던 광주시 출생 지원금 예산은 지난해 46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예산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육아수당 지급은 2년 전 도입 당시부터 도마에 올랐던 정책이다. 현금성 지원이 출생률 증가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광주시가 육아수당 등을 도입한 2021년 지역 출생아 수는 7956명으로 전년도(7318명)에 비해 638명(8.7%)이 증가했다.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늘어난 곳이 광주였다.
상황은 1년 만에 달라졌다. 지난해 10월까지 광주지역 출생아는 6367명으로 2021년 같은 기간(6821명)보다 6.7%(454명) 줄어 전국 평균보다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는 21만2881명으로 평균 4.8% 줄었다.
그간 육아수당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던 광주시는 지난달 예산처리 과정에서 지원금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아무런 주민 의견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 홈페이지에는 “출생정책과 반대로 가는 광주시 부끄럽다” “아이 키우기 좋은 광주라는 단어를 더는 쓰지 말라” “광주에서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 등의 항의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광주시는 출생축하금 폐지와 관련한 예고 및 홍보 부족 등은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부모급여를 지급하는 만큼 연간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늘어난다는 것이다. 부모급여는 생후 0∼11개월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월 70만원, 12∼23개월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는 월 35만원이 지급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부모급여 수당은 지방비 25%가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출생축하금과 양육수당을 기존대로 유지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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