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올해 주말·공휴일 뺀 260일간 4호선에서만 출근길 선전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일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새해 들어 이틀째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전날 전장연 활동가들의 지하철 탑승을 13시간가량 막아섰던 서울교통공사는 이날도 6시간 넘게 휠체어 탑승을 제지하며 활동가들과 대치했다. 전장연은 이날로 ‘1박2일 지하철 행동’을 해산하면서 올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60일 동안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전장연 활동가 8명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입법 쟁취 254일차 선전전’을 시작했다. 오전 8시 선전전을 취소한다고 공지한 뒤 기습 시위를 벌인 것이다. 경찰의 제지 없이 지하철에 탑승한 활동가들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했다. 이들은 이후 오전 8시30분쯤 다시 삼각지역으로 가는 열차에 오르려 했지만 공사 직원과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연윤실 전장연 활동가는 “어제는 13시간가량 한 차례도 지하철에 탑승하지 못했지만, 오늘 아침만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삼각지역에서 예정된 ‘장애인 권리예산·입법 쟁취 1박2일 1차 지하철 행동 해단식’에 참석하려던 활동가들은 거듭 열차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 기동대와 공사 직원들은 직접 문을 가로막거나 휠체어 주위를 방패로 가로막으며 탑승을 제지했다.
삼각지역에선 오전 10시50분쯤 해단식이 진행됐다. 전장연 측 활동가 50명쯤이 모였다. 전장연 측은 출근길 선전전을 진행할 경우 ‘5분 이내’에 지하철에 탑승할 것을 제시한 법원 조정안은 “공사 측 변호사와도 합의된 사항”이라며 “조정안마저 거부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강제조정안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전장연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조정을 거부하면서 양측의 소송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전장연도 공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공사가 ‘고성방가’ 등의 이유로 시위할 때 퇴거를 요구하는데, 전장연 활동가들은 고성방가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근거 없이 탑승을 제지한 데 대한 공사와 서울시의 사과도 요구했다.
해단식은 오전 11시44분쯤 마무리됐다. 박 대표는 ‘해산’을 공표한 뒤 “공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한 번에 한 명씩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할 테니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 기동대와 공사 직원들은 이 요청을 거부하며 열차 탑승을 막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열린 결의대회는 오후 2시30분 공식 종료됐다.
전장연은 앞으로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매일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과 가까운 4호선 삼각지역을 ‘대통령실역’으로 명명하고 앞으로 4호선에서만 선전전과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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