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를 찢었던 두 스타의 4라운드 첫 맞대결…허 웅이 웃었다
[군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허 웅의 판정승.'
전주KCC가 고양 캐롯과의 '5할승률 더비'에서 활짝 웃었다.
KCC는 3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캐롯과의 홈 경기에서 79대72로 승리했다.
공동 5위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긴 KCC는 5할 승률(14승14패)에 도달하며 4위 서울 SK(15승12패)를 1.5게임 차로 추격했다. 캐롯은 올시즌 팀 최다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묘한 신경전으로 시작된 '5할 승률 더비'
극과 극에서 만난 두 팀이다. 4연패 중인 캐롯, 4연승을 하다 '농구영신'에서 덜미를 잡히고 홈으로 돌아온 KCC.경기 전 두 감독의 분위기는 달랐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마음을 비운 듯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전까지 4경기 중에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다. 현 전력상 플레이오프 진출은 힘들다"면서 "로슨의 백업을 잘해주던 사이먼이 빠진 공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라운드까지 KCC전 1승2패로 열세였던 김 감독 입장에선 이날 경기도 자신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전창진 KCC 감독은 "지난 캐롯전에서도 그랬고, 큰 점수 차로 앞서다가도 막판에 거센 추격에 몰려 가슴 철렁했다. 캐롯처럼 슛이 좋은 팀은 끝까지 안심못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에이스 전성현(캐롯) 허 웅(KCC)을 두고 '모순' 대결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전성현이 정말 대단한 것은 상대의 어떤 수비에도 슛을 성공시킨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에 전창진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허 웅의 선발 출전을 아꼈지만 오늘은 1대1로 전성현과 붙인다. 허 웅도 전성현을 맡겠다고 자청했다. 팬들도 재밌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꼭 막겠다"는 허 웅, "못막는다"는 전성현의 흥미로운 대결을 예고한 셈이었다.
▶별들의 전쟁
지난 3라운드에서 단연 빛난 양대 토종 스타는 허 웅과 전성현이다. 허 웅은 3라운드에서 평균 19.7득점-3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3점슛도 평균 3.6개(성공률 48.5%)를 꽂아넣으며 하위권이었던 KCC의 도약을 이끌었다. 3라운드 기록만 놓고 보면 허 웅이 제대로 살아났다는 평가였다. 이 덕분에 4연승과 함께 라운드 6승3패를 기록한 전 감독은 "3라운드 MVP로 허 웅이 손색없다"고 '강추'할 정도다.
팀의 연패로 빛이 바랬을 뿐, 전성현도 뜨거웠다. 3점슛으로 3라운드를 평정했다. 역대 최다 연속(68경기) 3점슛 성공, 최소경기(25경기) 3점슛 100개 돌파, 10경기 연속 '20점+'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3라운드 평균 25.7득점, 3점슛 5.4개(성공률 50.5%)로 독보적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12경기 연속 3점슛 '3개+'를 기록 중인 전성현은 조성원(전 LG)의 최고 기록(15경기 연속)을 넘보고 있었다.
1쿼터 허 웅이 먼저 3점포를 터뜨린 뒤 전성현이 반격포로 응수하며 둘의 대결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성현은 허 웅을 앞에 달고 외곽슛을 터뜨리긴 했지만 허 웅의 수비에 막히는 경우도 많았다. 허 웅은 득점 대신 스피드와 어시스트로 라건아와 이근휘 이승현을 돕는데 치중했다.
하지만 스타는 둘만 있는 게 아니었다. 경기를 지배한 진짜 빛난 별은 이승현(KCC)이었다. 이승현은 전반에만 리바운드를 양팀 최다 8개나 잡아내며 묵묵히 골밑을 지켰다. 득점 욕심보다 허슬 플레이도 마다 하지 않는 그의 헌신에 KCC는 역전과 승리 굳히기를 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2분58초 전 77-64,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연속 2점슛까지 터뜨린 이승현은 군산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안겼다.
결국 20득점(3점슛 4개)을 기록한 전성현은 3점슛 연속 경기를 '69'로 늘리고, 13경기 연속 3점슛 '3개+'의 기록을 달성한 것에 만족했다. '기록'은 전성현이 챙겼지만, '웃음'은 허 웅이 가져간 경기였다.
군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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