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전통 분청에 오늘을 더하다…‘도예가’ 탁원대

KBS 지역국 2023. 1.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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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분청사기는 청자, 백자와는 또 다른 아름다운 문양으로 우리 도자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데요.

도자기에 멋을 더하는 분장 작업에 집중하며 김해 분청사기를 지켜온 명장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탁원대/도예가 : "보물 347호 이 면이고요. 국보 178호 분청사기조화어문편병."]

국보 178호 분청사기조화어문편병을 비롯해 10개의 분청 도자기 문양이 조화로운 작품 ‘분청 속으로’입니다.

[탁원대/도예가 : "달항아리 형태를 위의 전 부분과 굽 부분을 생략해서 최대한 단순화 시켰거든요. 그래서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물레질 끝에 도자기가 반듯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건조 후 분장토를 입히고 나면 분장 작업이 시작되는데요.

화선지 대신 흙에 그린 그림이 불을 거치며 드러내는 변화에 매료돼 탁원대 명장은 33년간 이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탁원대/도예가 : "도자기는 둥글잖아요. 그러니까 처음과 시작이 어딘지 몰라요. 나중에 끝나고 나서 제가 어디서 시작을 하고 어디서 끝을 냈는지 모를 정도로 도자기 화면은 정말 우주와도 같이 넓다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분청의 조화기법으로 그린 그림을 조각도로 긁어내면 음각의 문양이 양각으로 변하면서 생동감과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상감기법으로 보리 문양을, 여백을 긁어내는 박지기법으로 백학도를 그리는가 하면, 흙을 덧붙여 다양한 분청 기법으로 천마도를 표현했습니다.

매끈한 백자에 거친 흙을 붙여 철화기법으로 나무를 그린 도자기인데요.

전통을 응용하면서 더 특별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탁원대/도예가 : "거친 태토에 고운 백토를 발라서 장식하는 것이 분청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기법을 반대로 적용해서 고운 백자토에 거친 사토질의 분청토 재질 비슷한 것을 이렇게 표현을 해서 반대로…."]

고려청자의 양각 기법과 분청사기의 분장기법을 한 작품에 담는 등 찬란했던 전통을 조명하면서 대중화 작업도 열심입니다.

이런 노력 끝에 나온 술잔은 가야시대 방울 잔을 재해석한 겁니다.

[탁원대/도예가 : "가야 토기 중에서 특히 청각적 재미를 선사하는 그런 토기입니다. 안에 흙방울이 들어 있는데 약간 굴러가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나더라고요. 하단부를 이렇게 개방을 하고 안에 방울을 실을 이용해서 매달았습니다. 이렇게 흔들면 맑은소리가 나거든요."]

가야 토기의 투각을 적용하고 가야의 문양을 담는가 하면 생활자기에도 전통을 녹여냈습니다.

이 다관은 물대 부분엔 주병을, 손잡이엔 매병을 표현하고 여러 도자기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분청 덤벙 기법을 더했죠.

[탁원대/도예가 : "묽게 풀어서 기물을 담갔다가 건질 적에 덤벙 소리가 난다고 해서 덤벙 기법이라고 하거든요. 그렇게 전통기법을 적용해서 만든 다관입니다."]

도자기 굽의 파편을 분장토와 섞어 장식하고, 대나무 뿌리 손잡이로 견고함과 자연미를 살린 컵도 눈길을 끕니다.

전통 덤벙 기법을 적용해 금속과 나무로 기능성을 살린 생활자기는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가 생활자기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탁원대/도예가 : "나름대로 새로운 기법이나 아니면 새로운 생활자기를 개발하기 위해서 하는 취지가 있어서 이것은 작품성과 동시에 실용성을 갖추기 위해서…."]

시간을 거슬러 가야의 토기와 조선의 분청사기가 만났습니다.

[탁원대/도예가 : "과거의 찬란했던 우리의 도자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하되 새롭게 창출하고 보급을 통해서 이어가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통에 새로움을 더하며 어제와 오늘을 연결하는 도공이, 아름다운 분청을 더욱 빛내고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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