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장도 필요없어요" ‥명의 대여는 일사천리로
[뉴스데스크]
◀ 앵커 ▶
신씨와 김씨.
명의를 대여해 주고, 깡통 주택을 떠안은 두 청년들은 졸지에 바지 집주인이 됐습니다.
백 만원 빚을 갚아준다는 말에 내줘야 할 전세금보다 더 싼 집을 소유하게 된 건데요.
도장까지 미리 파놓고 계약을 중개해 줬다는 부동산에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이어서 박진준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부천의 한 부동산.
문이 닫혀있습니다.
이미 몇 개월 전 폐업했습니다.
부동산 간판은 붙어있지만 서둘러 사무실을 정리한 듯, 내부에는 책상이나 집기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신씨는 2년 전 이 부동산에서 집 계약서를 썼습니다.
부동산은 이미 신씨 도장을 가지고 있었고 신씨에겐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00부동산 직원 (계약 당시 대화)] “제가 도장을 찍고 그렇게 진행을 할 테니까 서류는 가져오셨죠? 늦게라도 오셔서 거기(부동산)다 전달 좀 해주세요."
인근의 또 다른 부동산.
또 다른 명의대여자 김 씨가 소개받은 부동산입니다.
찾아가 봤더니, 역시 폐업했습니다.
[건물 관리자] "다른, 부동산인가 뭔가 있었어요. 다른 게 들어온다는 것 같은데‥"
깡통 주택을 넘겨받은 김씨는 지난해부터 자신 명의를 빌라를 정리해달라고 이 부동산에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5월, 부동산은 오히려 돈을 더 벌 수 있다며 김 씨를 설득했습니다.
[ㅁㅁ부동산 직원 (지난해 5월 대화)] "만기 되기 전에 다른 세입자를 맞춰서 진행하면 돼요. 지금 2억 1,900만 원이니까, 그거보다 금액을 조금 더 높게 해서 제가 봤을 때 한 2천만 원에서 2천500만 원 정도를 챙길 수 있게끔 해드릴 거니까‥"
지금 세입자가 살고 있는 가격은 2억 1,900만 원인데 여기서 2,500만 원 더 높게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자는 말이었습니다.
당시 주변 빌라 시세는 최고가가 1억 8천만 원 선.
시세보다 7천만 원 더 높게, 대놓고 ‘깡통전세’로 폭탄 돌리기를 하라고 권하는 겁니다.
주변 부동산들은 이들이 빌라촌만 노리는 전형적인 '꾼' 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한 1년 반 그 정도 했을 것 같아요. 이 주변을 다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죠. 중개사가 몇 명이 있긴 있고, 컨설팅하는 애들도 있고."
신씨는 이미 핸드폰비 미납 등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갈 처지까지 놓였습니다.
[신00/명의 대여자] "뉴스 봤거든요. 누구 죽었다‥저도 그런 생각을 좀 했는데 어차피 저도 당한 거긴 한 데, 그 사람들한테‥"
[신 씨 빌라 세입자] "집에 전세로 들어오자마자 2개월인가 채 안 됐는데 집이 매매돼서 그때부터 경매가 진행되는 걸로‥집주인은 얼굴도 보지도 못했고‥"
명의를 대여해준 집주인도 이들 집에 입주하게 된 세입자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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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조아라
박진준 기자(jinjunp@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224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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