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꿀 알바라고 했는데'‥2억 넘는 깡통주택 떠 안은 '바지 집주인'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자신 앞으로 된 이른바 깡통 주택 천 백여 채, 수백 채를 남기고 돌연 임대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랐죠.
저희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이후에 20대 청년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빚 백만 원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줬는데, 지금은 깡통 주택의 집주인이 된 청년들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가본 적도 없는 집을 소유하게 됐을까요?
먼저 홍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기자를 찾아와 갑갑한 사정을 털어놓는 두 젊은 청년.
김 모 씨와 신 모 씨는 빌라를 소유한 '집주인'입니다
김씨와 함께, 신씨와 함께 이들의 집으로 찾아 가봤습니다.
자신 명의로 돼 있긴 하지만 둘 다 처음 가보는 집입니다.
김씨는 93년생, 올해로 서른한 살입니다.
[김 모 씨] "여기는 제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사기 맞았다고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인근의 또 다른 5층짜리 빌라.
여기엔 96년생 신 모 씨 집이 있습니다.
신씨는 집주인이 된 후로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신 모 씨] "자책하면서 (인생이) 그냥 끝났다고만 계속 되뇌고 계속 그렇게 생각했었죠."
김씨와 신씨는 빌라 거래에 이름만 빌려준 '명의대여자'입니다.
악몽이 시작된 건 2년 전입니다.
김씨와 신씨는 대전의 배달대행 사무실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무실 배달 팀장이 솔깃한 제안을 했습니다.
[신 모 씨] "'꿀 알바'라고 법적인 문제나 이런 거 아예 전혀 안 되고, 그 이후에 또 몇 번 얘기했어요."
배달 팀장이 연결해 준 알선업자.
명의만 빌려주면 된다고 했고 대신 빚 100만 원을 탕감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신 모 씨] "'명의를 빌려주면 1년 뒤에 다른 사람 명의로 바꿔주겠다. 잠깐 빌리는 거'라고, 무주택자니까 혜택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세금 그런걸‥"
알선업자는 또 다른 윗선을 소개했습니다.
김씨가 불안해하자 이미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라고 설득했습니다.
[신 모 씨] "이렇게 많은 사람이 했는데 뭐가 문제가 되냐고, 제가 본 것만으로도 살짝 내렸으니까‥한 20명?"
신씨와 김씨는 이렇게 집주인이 됐습니다.
각각 2억 1천500만 원, 2억 1천9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져 있는 집이었습니다.
계약 당시에 두 집의 시세는 각각 1억 8천348만 원과 1억 5천770만 원.
이미 시세가 전세가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주택을 떠안게 된 겁니다.
계약 직후 겁이 난 신씨가 취소하려 했지만, 중간에 다리를 놓은 사람은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신 씨-알선업자 실제 통화] "의심 많은 놈이면 애당초에 하지를 말았어야지. 필요해 갖고서는 당장 급한 대로 100만 원 미리 당겨줘 갚아 줬는데‥"
당초 100만 원 빚을 없애고자 한 건데 5백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신 모 씨] "'500만 원 주면 취소해 줄게. 내일모레까지 입금'했는데, 저희가 당장 100만 원이 없어서 그렇게 했는데, 못 구했죠."
김씨와 신씨 앞으로는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들었고, 곧 전세 만기가 다가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 취재 : 이주혁 / 영상 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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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 이주혁 / 영상 편집 : 송지원
홍신영 기자(h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224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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