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선물 받은 기프티콘 쌓였는데…짠테크 방법은?
# 20대 대학생 B씨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 기프티콘 중고거래 앱을 애용합니다. 영화 티켓부터부터 외식, 편의점, 여행·숙박과 관련한 다양한 상품이 기본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서죠. 운이 좋으면 약 20% 할인가에도 상품 구매가 가능합니다. B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데이트 한 번 나갈 때마다 부담이 장난 아니다”라면서 “기프티콘 중고거래를 알고 난 이후엔 저도 여자친구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너무 정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이런 말조차 쏙 들어간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간편하고 합리적인 선물 방식이라는 평이 많죠.
기프티콘으로 선물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도 무척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1만~2만원대 가성비 선물부터 건강, 결혼, 스몰럭셔리, 값비싼 명품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이커머스 업계는 국내 선물하기 시장 규모가 2017년 1조원, 2020년 3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5조원 이상이 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지금의 추세라면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대면 선물하기 시장의 독보적인 1위는 단연 카카오입니다. 카카오톡 메신저 상단에 뜨는 가족, 친구, 지인의 생일 알림에 누구나 한 번쯤 선물하기를 이용해 봤을 겁니다.
2010년 론칭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2020년 기준 전체 선물하기 거래액의 80%를 차지할 만큼 지배력이 막강합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가 4800만명에 육박한다는 게 큰 장점이죠.
현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거래되는 상품만 160만개가 넘고, 일상 품목부터 샤넬·구찌·티파니 등 럭셔리까지 입점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들도 선물하기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네이버와 쿠팡을 비롯해 11번가, G마켓, 마켓컬리 , 에이블리 등이 선물하기를 운영 중인데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비대면 선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파이를 나눠 가지려는 업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 사이에서는 과시형 소비를 뜻하는 ‘플렉스’나 코로나19 이후의 ‘보복소비’ 등은 옛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 대신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일정 기간 아예 지출을 하지 않는 것)’ 등으로 소비 성향이 바뀌었죠.
여러 짠테크 방법 중에서도 기프티콘 중고거래는 매우 간단하고 즉각적인 절약 수단으로 꼽힙니다. 우선 판매자 입장에서는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일정 조건에 맞춰 앱에 등록만 하면 빠른 시일 내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구매자는 원하는 상품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플랫폼을 통해 안전하게 살 수 있죠.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이득인 셈입니다.
세부적인 수치는 달라지지만 보통 10~20% 할인이 가능한데요. 대표 상품인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의 경우 900~1000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영화 관람권은 5000~6000원, 치킨은 2000~3000원 싸게 거래됩니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큰 돈이 아닐 수 있으나 평소 자주 구매하는 상품들이라면 이른바 ‘티끌 모아 태산’이 되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젊은 층 사이에서 기프티콘 중고거래가 각광받는 이유입니다.
기프티콘 중고거래 시장 확대는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10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10월 ‘이쿠폰서비스’의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234억원(27.3%) 증가한 5753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프티콘 중고거래 이용자 또한 많아지고 있는데요.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프티콘 중고거래 플랫폼의 월간 사용자 수는 약 2년 사이 2배 증가했습니다.
기프티콘 중고거래 앱 삼대장으로 꼽히는 ▲기프티스타 ▲니콘내콘 ▲팔라고 3사의 지난해 1월 MAU는 약 23만명이었는데요. 2022년 11월엔 47만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올해 초에만 해도 스타벅스 등 카페 기프티콘 거래가 주를 이뤘지만 하반기부터는 편의점, 영화관, 레저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현재는 ▲대형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모빌리티(따릉이·킥고잉) ▲레저(롯데월드·야놀자) ▲외식(아웃백·빕스) ▲패션(유니클로) ▲뷰티(올리브영·아모레퍼시픽몰) ▲배달(요기요) 등 다양한 기프티콘이 중고거래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인기인 것은 일상 품목입니다. 대표 플랫폼 니콘내콘의 운영사 더블엔씨는 최근 올해의 거래 동향을 분석해 발표했는데, 일상 품목인 카페, 편의점, 영화관람권이 가장 인기였습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가 독보적인 거래량 1위를 차지했고 GS25 편의점 금액권과 CGV 영화관람권이 뒤를 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영화관람권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479% 이상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가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영화관람료가 크게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 밖에 인플레이션 여파로 외식 137.9%, 편의점이 118% 등의 순으로 거래가 많아졌습니다. 선호 상품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올해 4분기 기준 10대 이용자는 1000~3000원 사이의 편의점 소액권과 간식, 패스트푸드 소비량이 많았고, 20대는 저가 커피 브랜드 및 영화관람권, 편의점 1만원권의 수요가 높았습니다.
직장인 비율이 높은 30대에서는 신세계 상품권 등 선물하기 좋은 금액대의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고거래 앱에서 바코드 일부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후 이를 이용해 값을 치르지 않고 바코드를 사용하는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려 논란이 되기도 했죠.
기프티콘 중고거래만 취급하는 전문 플랫폼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별도의 대화나 흥정 과정이 필요치 않고, 개인 간 거래가 아니기에 거래 신뢰도가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플랫폼이든 완벽할 수 없고 이용자가 몰릴수록 위험 요소도 다양해지니 꾸준한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하겠지만요.
이용자 데이터가 쌓이면 맞춤형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할인 프로모션을 다양화하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도 개선할 부분이 많을 겁니다.
여하튼 국내 선물하기 시장은 당분간 지속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기프티콘 중고거래 역시 활발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요즘같이 물가 부담이 이어진다면 젊은 층은 더더욱 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게 되겠죠.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 데다 고물가 상황으로 MZ세대 ‘알뜰족’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짠테크의 수단으로 꼽히는 기프티콘 중고거래는 방법이 간편하고 판매자, 구매자 모두 즉각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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