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흥행 참패… 공급 규모 38%에 그쳐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상품
그나마 자격조건 완화한 덕분에 소폭 만회
새해엔 소득 제한 없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지난해 11월 7일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중부지사에 설치된 안심전환대출 안내물. 연합뉴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최저 3%대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이 공급 계획(25조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신청 미달로 최종 마감했다.

3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청이 종료된 안심전환대출(우대형)의 최종 접수 금액은 9조4,787억 원이다. 애초 공급 계획 규모의 37.9%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1단계 접수기간엔 3조9,897억 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2단계 모집(지난해 11월 7일~12월 30일) 때 신청요건을 완화한 덕분에 1단계보다 1조 원 이상 많은 5조4,890억 원이 접수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껑충 뛰던 상황에서 고금리 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저금리 고정금리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안심전환대출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금리 수준도 만기에 따라 최저 3.8%(10년 기준), 최고 4%(30년 기준)로 설정되면서 7%대로 치솟은 변동금리 이용자들이 대거 갈아탈 것으로 금융당국은 전망했다. 그러나 신청이 저조했고, 이에 정부는 1단계 접수 때 신청자격(△주택가격 4억 원 △연소득 제한 7,000만 원 △대출한도 2억5,000만 원)을 2단계로 접어들면서 완화(각각 △6억 원 △1억 원 △3억5,000만 원)하는 등 독려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청 현황 분석 결과, 자격 조건 완화 덕분에 그나마 흥행 참패를 일부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들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3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2단계 접수 당시 자격 조건 완화가 없었다면 신청하지 못했을 주택가격 4억 원 이상 차주가 전체 신청자의 37.4%를 차지했다. 신청자들의 평균 부부합산 소득은 4,500만 원이고, 7,000만 원 이상 신청자 비중도 18.7%로 집계됐다.

새해 1분기에는 안심전환대출(일반형)·보금자리론·적격대출 등 정책대출 상품을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될 예정이다. 그간 금리혜택이 다른 정책금융 상품 대비 좋았던 안심전환대출을 두고 기존 대출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되자, 신규구매·대환 등 구별 없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확대 개편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자격조건은 기존 정책상품에서 대폭 완화한다. 신청 가능한 주택가격과 대출한도가 각각 9억 원과 5억 원으로 확대되고, 소득한도는 없앴다. 다만 금리 수준은 마감된 안심전환대출(우대형)보다 높은 4%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