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윤석열 정부 '담대한 구상' 평화공존 분위기 조성 못해"
"윤석열 정부 '담대한 구상'…한반도 긴장해소 못해"
"평화 주권자 민(民)은 평화 훈풍부는 한반도 원해" 강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남북간의 강대강 벼랑 끝 전술을 우려하며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환경 구축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는 3일 성명 '제3일의 소리'를 발표하고, "현재 위기의 한반도에 요구되는 것은 대화를 통한 상호신뢰 회복과 공동 안보와 상생을 추구하는 평화외교"라고 밝혔다.
교회협은 또, "지난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구상'은 한미일 군사 공조와 북에 대한 적대적 군사 억제를 강화할 뿐 한반도 긴장해소와 평화공존의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협은 "지금과 같은 군사적 대치의 장기화는 국지적 군사 충돌에 의한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평화의 주권자인 한반도의 민은 전쟁의 기운이 맴도는 위기의 한반도가 아닌 평화의 훈풍이 부는 공존의 한반도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제3일의 소리'
전쟁의 기운이 맴도는 위기의 한반도가 아닌
평화의 훈풍이 부는 공존의 한반도를 바란다
풀밭에 내리는 단비처럼 땅에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그의 은덕 만인에게 내리리니
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라.
시편 72편 6-7절 (공동번역)
한반도에 핵전쟁의 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신 냉전적 국제질서 속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이에 대항하는 북한의 군사도발이 계속되면서 한반도 분단체제의 적대적 악순환의 고리가 작동하고 있다. 남북관계의 강대강 벼랑 끝 전술은 급기야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에서 마저 '확실한 응징', '우월한 전쟁준비' 등의 명령을 쏟아내게 하였고, 북한노동당 총비서의 입에서 "핵무력은 전쟁 억제와 평화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는 위협적 발언이 나오게 하였다. 우리는 남북 당국이 한반도에 살아가는 평화의 주권자인 민의 생명안보를 담보로 체제안보를 위해 한반도를 핵전쟁 위협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강대강 벼랑 끝 전술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을 최소화하면서 한반도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신 냉전질서가 강화되는 가운데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냉전의 한 축에 일방적으로 서서 대북 강경 기조를 반복함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와 신뢰마저도 무너졌다. 북은 도를 넘는 미사일 도발과 무인기 남파로, 남은 군사훈련으로 모순의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군비경쟁은 가속화되고 군사도발은 점점 더 긴장의 순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우발적 혹은 기획된 국지전을 유도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핵전쟁을 불사하는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현재 위기의 한반도에 요구되는 것은 대화를 통한 상호신뢰 회복과 공동 안보와 상생을 추구하는 평화외교이다.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평화환경의 구축만이 한반도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해결책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할 것과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 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평화적 통일정책 수행과 국제평화유지를 위한 노력과 침략적 전쟁에 대한 부인을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취임 시에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일할 것을 선서하였다. 적대적 갈등의 조장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는 남북 당국이 책임지고 수행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는 한반도 민의 생명안보를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과 정부는 상호신뢰의 구축과 대화를 통한 평화외교의 길을 통해 헌법을 준수하기 바란다.
세계적 신 냉전의 기류 속에서 지난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구상"은 한미일 군사 공조와 북에 대한 적대적 군사 억제를 강화할 뿐 한반도 긴장해소와 평화공존의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북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 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을 채택하게 만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였다. 우리는 윤석열 정부가 군사적 억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상호신뢰와 평화환경 구축을 통해 헝클어진 한반도 위기 상황의 실타래를 인내를 갖고 풀어나갈 것을 거듭 촉구한다. 한반도 평화의 주권자인 민의 명령을 따라 평화공존과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을 요청한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사실 상의 비핵화를 위한 평화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평화외교에 진력하기 바란다. 지금과 같은 군사적 대치의 장기화는 국지적 군사 충돌에 의한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23년에 윤석열 정부에게 '담대한 구상'이 있다면 그것은 헌법이 다짐하고 있는 평화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대화와 상호신뢰의 구축이어야 한다. 평화의 주권자인 한반도의 민은 전쟁의 기운이 맴도는 위기의 한반도가 아닌 평화의 훈풍이 부는 공존의 한반도를 바란다.
2023년 1월 3일
회장 강연홍 목사 총무 이홍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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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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