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테크기업 꿈꾸던 NHN의 '다시 게임'

2023. 1. 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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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키워드 ‘수익성’ ‘게임사업’
신사업 투자에 영업이익 뒷걸음질
신작 통해 이익률 끌어올리겠단 전략
[사진 | NHN 제공, 자료 | 금융감독원]

"창립 10주년인 올해는 새로운 도약의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심에 그룹 모태인 게임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정우진(47) NHN 대표가 신년 첫 일성으로 '수익성 강화'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쉽지 않은 경영 여건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를 넘어 글로벌 테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국내 웹보드 게임 1위 수성과 함께 다양한 장르 기반의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해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정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수익성 얘길 꺼낸 건 그만큼 회사의 영업이익이 신통치 않아서다. NHN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5542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일구는 덴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2021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728억원)과 견줘 60.1%나 줄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을 두고 "4분기 매출 증가율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클라우드와 페이코가 순항 중이지만, 커머스 부문 매출 감소와 영업비 증가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건 정 대표가 수익성을 끌어올릴 열쇠를 게임사업에 맡겼다는 점이다. NHN은 올해 총 7종의 신작 게임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NHN이 그동안 게임사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뜻밖의 행보다. 2013년 네이버의 한게임 부문이 분사하면서 설립된 이 회사는 당시만 해도 게임사업의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 이후 결제·광고와 신사업이 속한 기타 사업의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매출에서 게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3.4%(2022년 3분기 기준)까지 낮췄다.

이런 혁신을 밀어붙이면서 2019년 사명(옛 NHN엔터테인먼트)까지 바꾼 NHN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는) IT 기술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기존 게임과 핀테크 사업 외에도 클라우드·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한 핵심기술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2021년 창립 8주년 행사에선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테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비게임 사업의 수익성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 비용이 늘고 그룹 전체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NHN은 다시 게임사업 강화에 나섰다. 2022년 초 NHN빅풋, NHN픽셀큐브, NHN RPG 등 게임 자회사들을 NHN빅풋으로 통합한 NHN은 그해 10월 그마저도 흡수합병하면서 게임사업 역량을 본사에 모았다. NHN은 정 대표의 공언처럼 종합 IT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아직은 갈 길이 멀고 험난해 보인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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