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충북청주FC 초대 감독 최윤겸 "기틀 다지는 게 내 사명"
"5년 후 K리그1 승격 목표…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축구할 것"
(청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단으로 첫발을 뗀 K리그2 충북청주FC의 초대 사령탑 최윤겸(61) 감독은 당장 성적보다 팀이 지속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겼다.
충북청주는 3일 오후 충북 청주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창단식을 열고 프로 축구팀으로서 첫 출발을 알렸다.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난 최 감독은 "창단한 팀이 높은 궤도로 나아가는 것보다 연착륙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팀을 잘 만들어놔야 '지속가능성이 있구나'하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세미프로리그이자 한국 클럽 축구 시스템의 3부 리그 격인 K3에서 경쟁해온 충북청주는 지난해 7월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K리그 진입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이 없던 충북에도 7년 만에 '프로팀' 충북청주가 자리 잡게 됐다
2013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충북 충주를 연고로 한 충주 험멜이 2부 리그에서 경쟁한 적이 있지만, 이 팀이 해체된 뒤 충북 프로축구는 명맥이 끊긴 상태였다.
7년 만에 나타난 '충북팀'의 사령탑으로 낙점된 최 감독은 3년여 만에 K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K리그에서 잔뼈 굵은 지도자다.
2000년대 초중반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튀르키예, 베트남 등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했다.
국내 무대로 돌아온 2014년부터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를 차례로 이끌었다.
K리그로 돌아오는 심정을 묻자 최 감독은 처음에 선뜻 "기대된다"고 했다가 이내 진중한 어조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답했다.
그는 마지막 K리그 경력이었던 제주 시절 겪은 아쉬움이 아직 마음에 남아있다고 한다.
2019년 5월 제주 지휘봉을 잡은 그는 그해 12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당시 제주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부로 강등했다.
최 감독은 "마지막 제주에서 힘든 시절이 있어 이 자리가 더 소중하다. 두 번 실패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여러 기준을 제시했다.
첫해 성적은 9위가 목표라고 한다.
최 감독은 "우리와 큰 전력 차가 없는 김포, 충남아산, 천안 등 재정적으로 열악한 팀과 경쟁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9위 정도를 이룰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5년 후 목표는 K리그1 승격이다.
그는 "산술적으로 1년에 3∼4명을 성장시킨다면 5년 후에는 15∼20명의 주전급 선수가 모인 팀을 만들 수 있다"며 "물론 그런 선수가 나갈 수도 있다. 5년이라는 기간을 얘기한 게 내 욕심일 수 있지만, 이 팀은 다른 구단과 다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기업, 시민 구단을 모두 경험해본 최 감독은 '연속성'을 보장해주려는 충북청주의 의지를 다른 팀과 차이점으로 들었다.
최 감독은 "나도 여러 시, 도민 구단에 몸담은 적 있지만, 대표가 바뀌면 연속성이 사라지지 않나. 그런데 이 팀은 내게 시간을 줬다"며 "성적보다도 팀을 잘 만들어주길 당부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간섭도 없다"고 말했다.
충북청주가 '감독하기 좋은 팀'이라는 그는 "요즘 감독들은 1, 2년 버티기가 힘들다"며 "(팀에서) 최소 2∼3년은 기회를 주시는데, 나도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유일한 60대 사령탑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에서는 60대에 감독직을 맡는 분들이 많이 없다. 김학범, 박항서 감독님 정도 생각이 난다"며 "나는 행운아다. 감사한 부분이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감독은 '축구는 팬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그는 "팬들에게 무조건 오시라고만 하면 안 된다. 우리가 먼저 찾아뵙고 결과물도 내야 한다"며 "그래서 이 팀이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봉사활동, 연탄배달 같은 '보여주기'식 활동이라도 자꾸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문화가 된다"며 "시민 품으로 가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 이는 구단 차원의 공식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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