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포즈, 비현실적 눈, 초현실적 사과 [e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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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많거나 할 말을 잃은 듯한 여인의 초상.
'물렁한 사과'(2022)란 타이틀이 달린 저 광경은 단순히 현실과 비현실로 따질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우선 눈.
어떤 이가 처한 고요와 동요를 '눈' 하나에 다 녹여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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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분분한 장치들로 그린 인물화
어떤이 처한 상황을 ‘눈’에 녹인 뒤
제스처·머리카락에 감정·배경 담아
담기도 비우기도 하는 독특한 설정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할 말이 많거나 할 말을 잃은 듯한 여인의 초상. 현실적인 포즈에 비현실적인 표정이 뒤엉켜 분위기가 묘하다. 하지만 ‘본게임’은 이제부터. ‘초현실적 설정’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한 손으로 꾹 눌러 손가락 한마디를 들여보낸 저 사과. ‘물렁한 사과’(2022)란 타이틀이 달린 저 광경은 단순히 현실과 비현실로 따질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작가 안소희(39)는 사람을 그린다. 아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을 그린다는 게 맞을 거다. 몇몇 장치가 그 ‘상황’을 부연하는데. 우선 눈. 어떤 이가 처한 고요와 동요를 ‘눈’ 하나에 다 녹여냈다고 할까. “보는 것을 넘어 들여다보게 한다”는 설명이라면 적절할 터. 작가가 섬세하게 그려놓은 그 눈을 통해 그림 밖에선 기쁨 혹은 슬픔, 경외 혹은 비아냥, 연민 혹은 찬미까지 다 간파할 수 있다.
그 눈이 ‘인물’이라면 머리카락은 ‘배경’이다. 굵은 스파게티 면발처럼 머리에 얹은 그 가닥들이 바람처럼 물처럼 흩날리며 인물의 처지를 대신 말해준다고 할까. 담기도 하고 비우기도 하는 인물화의 ‘정의’를 작가는 참 독특하게 써냈다.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길 페이지룸8서 여는 개인전 ‘눈, 바람, 고요’(Eyes, Winds, Stillness)에서 볼 수 있다. 제주서 나고 자라 제주에서 작업하는 작가가 서울서 연 첫 개인전이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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