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 유방암 ‘악성 엽상종’ 유전자 분석해 특징·아형 발견

권대익 2023. 1. 3. 19: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악성 엽상종은 전체 유방암 중 1% 미만인 희소 암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악성 엽상종 조직 9개와 일반 유방암 조직 18개를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악성 엽상종은 일반 암조직에 비해 세포외 기질과의 상호작용과 PI3K 신호가 증가했고, 세포 부착과 연관된 유전자 신호는 감소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 차단 약물 투여 시 암 성장 속도 저하
수술 밖에 치료법 없는데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게티이미지뱅크

악성 엽상종은 전체 유방암 중 1% 미만인 희소 암이다. 성장이 빠르고 크기가 크며 재발과 전이가 쉽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술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연구를 위한 적절한 세포주 및 동물 모델도 부족해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악성 엽상종의 유전체 특성을 분석한 결과가 나와 이를 활용해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면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던 악성 엽상종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악성 엽상종 치료제가 개발될 길이 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유방내분비외과 교수)과 김종일 서울대 의대 유전체연구소장 공동 연구팀은 악성 엽상종 조직을 분석해 유전자 특성 및 발병 메커니즘을 확인하고,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 동물 실험 결과를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악성 엽상종 조직 9개와 일반 유방암 조직 18개를 대상으로 유전체·전사체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악성 엽상종은 일반 암조직에 비해 세포외 기질과의 상호작용과 PI3K 신호가 증가했고, 세포 부착과 연관된 유전자 신호는 감소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또한 악성 엽상종은 생물학적으로 △상피형 △섬유화형이라는 아형(subtype)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가지 아형을 비교하기 위해 악성 엽상종 파라핀 조직 28개를 분석하자 ‘섬유화형’ 유형이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엽상종은 과거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 모양에 따라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됐는데, 분자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실제로는 진행이 더 빠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식별하는 등 유전체 아형을 향후 임상적 가치가 높은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추가적으로 섬유화형 유형에서 암세포 증식과 연관된 PDGFR, PI3K/mTOR 신호가 활성화된 것을 찾은 연구팀은 이 신호를 차단해 악성 엽상종을 치료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악성 엽상종 이식 생쥐에게 PDGFR, PI3K/mTOR 신호를 차단하는 약물을 각각 투여한 결과, 암 성장 속도가 억제된 모습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즉 PDGFR 및 PI3K/mTOR 유전자 경로를 타겟으로 하면 치료 효과가 뛰어난 악성 엽상종 표적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문형곤 센터장은 “오랜 기간 수집된 조직 샘플과 환자의 암 조직을 이식한 동물 모델을 활용해 난항을 겪던 악성 엽상종 표적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현재 표적치료제가 실제 환자에게 미치는 효용을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암 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