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3억 들였는데 ‘선발 25경기’만 제발… 웃픈 투자, 역설적인 '지구상 최고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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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을 선도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텍사스다.
'디 애슬레틱'은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양한 부상들은 디그롬의 이닝을 최근 2년간 156⅓이닝으로 제한했다"면서 "텍사스가 지난해 정규시즌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경쟁할 생각이라면 그들은 가능한 디그롬의 많은 선발 등판이 필요할 것이다"면서 올해 25경기 이상 출전이 과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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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을 선도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텍사스다. 지난해는 코리 시거, 마커스 시미언에 거액을 쏟아부으며 상대적으로 야수에 집중했다. 반대로 올해는 제이콥 디그롬, 앤드루 히니, 네이선 이볼디 등 선발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며 마운드를 보강했다.
이중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디그롬이다. 1988년생으로 올해 만 35세인 디그롬에게 5년간 1억8500만 달러(약 2363억 원)를 투자하며 승부를 걸었다. 현지 언론들은 디그롬의 부상 경력을 들어 3년 1억2000만 달러 안팎의 계약을 예상했는데 텍사스가 무려 5년을 지른 것이다. 디그롬 측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건강하다면’ 지구상 최고 투수로 손색이 없다. 선발로 포심패스트볼 평균 시속 100마일(161㎞)에 육박하는 말도 안 되는 공을 던진다. 디그롬은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102경기에 선발로 나가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지구상 최고 투수라는 영예가 붙었다.
그럼에도 부상 전력 탓에 계약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끊이지 않는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3일(한국시간) 디그롬의 계약에 대해 “최근 그의 부상 이력을 고려할 때 이 계약은 여전히 상당한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그는 2019년 이후 한 시즌 15번 이상의 선발 등판을 해본 적이었다”면서 “퀸스(뉴욕 메츠)에서 마지막 2년 동안 메츠의 문제는 그를 ‘실제로’ 마운드에 올리는 일이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올해 텍사스의 과제가 디그롬의 정상적인 등판이라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은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양한 부상들은 디그롬의 이닝을 최근 2년간 156⅓이닝으로 제한했다”면서 “텍사스가 지난해 정규시즌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경쟁할 생각이라면 그들은 가능한 디그롬의 많은 선발 등판이 필요할 것이다”면서 올해 25경기 이상 출전이 과제라고 짚었다.
사실 연간 37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선수에게 ‘선발 25경기’를 바라는 것도 웃긴 일이기는 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한 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할 경우 32~34경기 정도에 등판하는 게 일반적이다. 25경기 등판은 1달 이상 로테이션에서 빠진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디그롬의 몸 상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나머지 하나는 디그롬의 기량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디그롬이 선발 25경기 이상만 5시즌 내내 꾸준하게 소화할 경우 투자 원금의 상당수를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34경기를 뛰지 못해도, 25경기만 나서도 웬만한 A급 선발투수들의 팀 공헌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디그롬이다. 실제 디그롬은 2021년 부상으로 단 15경기 출전에 그치고도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4.4를 기록한 적이 있다. 디그롬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시사하는 것인데, 텍사스의 도박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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