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완화 효과 없는 이유. 2008년 MB정부때와 비교해보니 [매부리TV]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1. 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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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의 인터뷰]정부가 연일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3일 나온 대책은 파격적이라 할 만 합니다.

서울 강남3구과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규제를 싹 해제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역시 강남3구과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풀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나왔던 부동산 규제가 사실상 이전 수준으로 다 회귀한 것입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청약, 전매제한, 대출, 세제 등 부동산을 사고파는 전 과정에서 규제의 영향이 확 줄어듭니다. 전매제한의 경우 최대 5년에서 3년(수도권 일부 및 광역시)으로 줄어들고, 청약 재당첨 기회도 규제지역일 때는 7~10년이지만, 해제되면 이런 제한이 없어집니다.

청약 1순위 자격은 수도권의 경우 청약통장 가입 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듭니다. 무주택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 다주택자도 모두 1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도 완화됩니다. 기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9억원 이하 40%, 9억원 초과 20%를 적용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선 각각 50%, 30%를 적용했습니다. 앞으로는 LTV의 경우 무주택자와 1주택 처분 조건자는 70%까지, 1주택 이상일 경우 60%까지 풀릴 전망입니다. DTI의 경우 60%, 1주택 이상일 경우 50%까지 완화됩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이 매부리TV와 인터뷰 하고 있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양도세 비과세를 받기 위해선 2년 보유에, 2년 실거주 요건이 있었지만, 규제가 해제되면 2년 실거주 요건도 사라집니다.

자, 그렇다면 정부의 이번 조치로 부동산 시장은 하락을 끝낼 수 있을까요. 매일경제 유튜브채널 ‘매부리TV’에 출연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단기간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왜 이런 판단을 하는 것일까요.

한문도 연세대 겸임교수가 매부리TV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완화가 과거 MB정부보다 훨씬 더 파격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한 교수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때는 한번의 규제완화책을 발표한 이후 적어도 6개월~1년의 시차를 두고 다음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달마다 새로운 내용을 계속 내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경착륙 우려가 극심한 가운데 정부가 이를 막기위해 선제적인 카드를 꺼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같은 급진적인 대책은 시장 약발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이 매부리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에는 시장 흐름이 반짝할 공산도 있다고 평가합니다. 한 교수는 “과거 하락장에도 수도권 집값은 2009년 잠시 상승추세를 보인적이 있다. 하지만 얼마 못가 흐름이 하락으로 전환됐고 집값 약세 추세가 한참동안 이어졌다”고 설명합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 역시 “규제 완화가 반복되면 어떤 형태로도 시장에 영향은 준다”며 “일시적이지만 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과 지금 경제상황과 결정적으로 다른 변수가 있다는 점도 빼놓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는 갑자기 들이닥친 ‘사고’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병으로 말하자면 급성질환이었습니다.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중병이었지만 정밀한 수술을 통해 도려낼 여지는 있었습니다.

지금 사태는 만성질환에 가깝습니다. 서서히 체력이 약해져있지만 딱히 ‘이거다’ 내놓을 수 있는 처방이 없습니다. 뻔히 경기침체가 예상되는데 금리를 더 올려야 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러다 뭔가 하나 터질텐데’하는 불안감이 시장에 가득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2008년 당시의 한국 기준금리를 보겠습니다. 2008년 8월 5.25%에 달하던 기준금리가 2009년 2월 2%까지 떨어졌습니다. 1년 5개월간 2%로 유지되던 금리는 2010년 2.25% 인상을 시작으로 2011년 6월 3.25%로 단기 정점을 찍습니다.

2009년 당시 서울·수도권 집값의 반등은 MB정부의 규제완화책과 함께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리 정점이 언제인지 모르는 지금 상황과 비견될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금리 공포가 여전한 올해 상반기는 부동산 시장 반전을 예상하는건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키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쥐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이 올 초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향후 나올 점도표는 어떤 형태일지에 따라 한국 부동산 시장의 향후 움직임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매부리TV ‘홍장원의 인터뷰’코너에서는 매주 3~4회 부동산·주식 투자자들이 꼭 만나고 싶은 업계 구루를 초청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자녀 입시에 관심이 많으신 학부모께서 공감할 교육 콘텐츠도 올라갑니다. 아래 기자페이지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다음 연재 기사를 놓치지 않고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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