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비호감' 나란히 62.6%…중대선거구제? "협치 먼저"
뉴스룸이 새해맞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조사 결과,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컸습니다. 여야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국민 10명 중 6명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을 나란히 들었습니다. 정치권에선 '협치'가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마치 젓가락 두 짝 같다고 해야할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호감도 수치, 호감도과 비호감도 모두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똑같았습니다. 특히 62.6%에 이르는 비호감 응답이 눈에 쏙 들어오는데요. 국민 10명 가운데 무려 6명은 여야의 영수가 각각 싫다는 겁니다. 그만큼 여야 지지층의 민심이 극명하게 갈려 있다는 방증이겠죠.
비호감의 이유도 살펴봤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험과 능력 부족', 그리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란 응답이 많았고요. 이 대표는 '대장동 등 부정부패 의혹'이 첫 손에 꼽혔습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란 평가가 나왔었죠. 지난 대선전의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2021년 7월 19일) :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주 한 120시간 일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고 한 2주 바짝 하고 그다음에 노는 거지.]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2월 11일) : 저는 (대장동 개발) 공익 환수를 설계했고 국민의힘은 배임을 설계한 겁니다. 그쪽이 부정부패를 설계한 거죠.]
윤 대통령, 민심 분열의 원인을 '양당제'에서 찾은 듯합니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며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하고 나섰죠. 일단, 야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중대선거구제가 반드시 도입이 돼야 된다라고 저는 목놓아 주장을 했었죠. 상대 당이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하는 정도의 그런 힘만 가진, 저는 이걸 '비토크라시(vetocracy)'라고 합니다. 이 '비토크라시'의 정치를 여의도 정치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적대적 공생의 양당 정치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그런 기제가 현재의 소선거구제, 단순 다수대표제이기 때문에 이걸 좀 바꿔야 된다, 이게 이제 본인의 신념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 아젠다를 빼았겼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는데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습니다. 정치의 본령은 상생이라며, 이참에 개헌까지 가야 한다, 내각제를 거론했습니다.
[문희상/전 국회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개헌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그것밖에 없어요. 그런데 내각제로 바로 못 가는 게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차라리 낫다, 국회의원들이 자영업자냐, 이런 불신이 있어요. {있어요, 불신 있어요.} 그런데 전 세계를 보면 통계로도 그렇고 완벽하게 내각제가 다 선진국입니다.]
글쎄요. 현재로선 너무 빠른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너무 앞서가는 거죠. 헌법 바꿔야 되잖아요. 중대선거구제는 헌법 안 바꿔도 되기 때문에, 선거법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근데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1년 안 할 수도 없죠, 총선에 맞춘다면.]
당장 중대선거구제 개편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있죠. 현역 의원들이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금 현역 의원들이 선거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 결사반대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성공하기는 굉장히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초선의원들이랑 재선의원들은 자기 선거구가 없어지니까. 그러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영호남은 사실은 현직 의원들의 기득권이 워낙 크고 공천 받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요.]
국민의힘은 영남권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죠. 때문에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소극적이었는데요. 당장 이들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물음표도 따라붙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국민의힘에서는 상당히 공감대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물론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죠. 근데 반대하는 의원들은 비윤 되잖아요. 찬성하는 저는 친윤이 되고. {또 그러면 비윤이 되면 공천 문제로 연결이 됩니까?} 그렇죠. 공천 문제에 영향이 있을 수 있죠. {그러니까 반대 못 할 거다.} 확인된 윤심 아닙니까, 확인된 윤심.]
'윤심'이 확인된 만큼,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할 거란 건데요. 그래서일까요? 지난 지방선거 때까지만 해도 중대선거구제 확대에 반대 입장을 밝혔었던 김기현 의원, 이번엔 입장을 슬쩍 바꿨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3월 24일) : 대통령제가, 워낙 권한이 대통령 권한이 세니, 국회의 권한을 좀 강화해서 견제와 균형을 해야 된다. 그래서 양당제가 맞다고 하는 것인데, 이거 다당제 만들어놓으면 대통령이 이 당, 저 당 마음대로 뭐 갈라치기 하고 디바이드 된 룰 형태로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당 지도부가 지금 당장 의견 수렴을 할 모양이기는 하던데 당대표가 되면 그런 중대선거구제 도입 문제에 대해서 당 내부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결론을 내려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을 잠재울 묘수도 등장을 했는데요. 도시와 농촌을 분리해, 도시지역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자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농촌은 1개의 선거구가 지금 4개 군 이렇게 되거든요. {예, 맞아요.} 그러면 강원도 전체가 1개 선거구가 되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농촌은 한번 보고, 대도시 중심으로만 제가 생각할 때는 인구 한 50만, 60만 이상 되는 도시 중심으로 한번 해보고 전국 확대하는 건 그 다음 논의해도 될 것 같습니다.]
도심이 밀집한 수도권 지역은 중대선거구제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겠죠? 현재 수도권 121석 가운데 19석 뿐인 국민의힘, 수도권 총선 고민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점을 미리 고려한 걸까요? 민주당 일부에선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떨떠름한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요.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중대선거구제가 갖는 일정한 유의미성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나눠먹기 우려 등 검토할 부분이 너무 많거든요. 실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실시된 곳이 30개 지역인데요. 양당이 아닌 제3당이 당선자를 낸 곳은 4곳밖에 없습니다.]
윤건영 의원이 지적한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민주당이 강하게 주장해 도입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 거겠죠.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를 떠나, 윤 대통령이 그동안 '협치'를 위해 과연 노력을 했느냐? 따져 묻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문희상/전 국회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안 만났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제일 아쉬워요. {왜 그게 제일 아쉬우세요?} 제일 필요한 걸 안 한 거니까요. 정치의 기본은 대화하고 대화를 해야 모든 게 풀어지는 것인데 그런데 그 자체를 안 했거든요.]
혹시나 야당을 피의자 취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요.
[천정배/전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 지도부하고의 만남을 조금 안 하려고 하는 다른 이유는 있다고 보세요?} 그게 이제 모르겠습니다. 아마 야당을 거의 무슨 피의자 취급하는 검사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정말 들 정도이지요.]
혹시나가 역시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굳이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이재명 대표와는 지금 취임하시고 여러 달이 지났는데도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또 전해 듣는 바에 의하면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만나기가 어려운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의 신년사엔 '협치'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이 3대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이 국회 입법 과정을 거치게 돼 있기 때문에 민주당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저는 당연하기 때문에 말씀 안 하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당연한 이야기여서 안했다라? 글쎄요. 윤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일단 여당이 야당과 자주 대화를 하도록 하고, 국회의장단과 소통을 통해 국회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야당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은 겁니다.
야당과 소통할 기회, 신년 인사회가 있었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불참하며 만나지는 못했는데요.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먼저 선약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초청 방식을 문제 삼았습니다. 사실상 오지 말라는 통보였다는 겁니다. 특히 과거 청와대 경험이 있는 민주당 인사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저도 여러 번 경험해 봤습니다만은 경호 문제로 얼마나 까다롭게 굴고 전화로 확인하고 참석하냐 마냐 굉장히 확인을 하거든요. 근데 이메일만 보냈다? 그건 뭐 참석하지 말라는 얘기고요.]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제가 전임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에게 확인해 보니까 통상 야당 대표에게는 사전 유선 연락 또는 면담 등을 통해서 일정 협의를 다 한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이제 전혀 그런 과정들이 생략이 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협치를 위해 신년 인사회에 가는 게 좋지 않았겠느냐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문희상/전 국회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나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이 직접 전화한 적도 있어요. {아, 오시라고.} 예, 야당 대표일 때. {문희상 대표님 오시라고 대통령이 직접, 그때가 어떤 대통령이셨죠?} 누구라고 얘기는 안 하겠어요, 왜냐하면 여러 분이기 때문에. 그런 성의라고 그럴까 이런 게 부족하면, 그렇지 않아도 왜 그렇잖아요. 이 사람 사는 이치가 그런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갔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새해에는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우리나라 경제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여야가 공히 좀 협조를 해서 제대로 소위 우리나라 경제 기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 주기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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