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새해를 먼저 맞이하는 나라

김충제 2023. 1. 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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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첫 해돋이를 보려고 동해 정동진이나 남해 보리암으로 간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이든 남들보다 먼저 하려 하고 또 이를 널리 알리려고 한다.

한국이 테스트베드이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인들의 반응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견해에 대해 긴가민가하던 사람들도 수치와 함께 제공된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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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사람들은 첫 해돋이를 보려고 동해 정동진이나 남해 보리암으로 간다. 그리고 이를 SNS에 올린다. 세계 최초로 '아바타2'를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다. 사람들은 개봉 첫날 영화를 보고 이를 SNS에 올린다.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이든 남들보다 먼저 하려 하고 또 이를 널리 알리려고 한다. 이런 행동들에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 어떤 사람인지 존재감을 인정받으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아바타2'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전 세계 영화업계의 표준이 한국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견을 밝혔다. 그러자 한국시장의 경쟁력에 대한 많은 분석들이 등장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에 의하면 2019년 한국의 인구 1인당 연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4.37회로 세계 1위이고. 영화시장은 세계 4위이다. 또 반응에 적극적인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본 감상을 SNS에 올리고, 온라인 문화가 잘 발달해서 이러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세계의 흐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40년 역사의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도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서 여기서 살아남으면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한국에는 현재 50여개사 600여개 브랜드가 프랜차이즈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로,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삼는다.

한국이 테스트베드이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인들의 반응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견해에 대해 긴가민가하던 사람들도 수치와 함께 제공된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해외문화홍보원의 2018년 '세계 주요 15개국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 디지털 미디어 경로를 통한 한국의 대중문화 정보 습득에서 한국에 대한 태도 평가가 가장 긍정적이며, 한국의 한두 가지 속성(한식, 문화 등)으로 전체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SNS를 통해 남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국력에 대한 평가에서도 스스로보다 객관적 수치라거나 외국인의 관점에 의존해야 비로소 인정하고 신뢰를 보인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이 잠시뿐이라거나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며 우려한다.

우리나라 국력은 빠르게 성장했다. 빠르게 움직이려면 필요한 것만 간단히 챙겨야 한다. 확인 가능한 물질적인 것, 경제성장이나 국민소득을 나타내는 수치들에 치중하며 목표를 달성했다. 그동안 쫓아가느라 바빴다면 지금은 세계에서 앞서가는 선도자를 지향해야 할 때다. 선도자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놓쳤거나 잃어버렸던 믿음이나 배려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삶의 원동력이 되는 가치를 챙겨야 한다.

다행인지 우리나라는 날짜변경선 가까이 있어서 다른 나라들보다 새해를 먼저 맞이한다. 이러한 우연의 행운이 세계의 선도자라는 결과로 지속되게 하려면, 남의 평가보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소영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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