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막혔지만 제주는 아니.. 너도나도 '일본, 일본'에 "불안하네"
일본 여행 인기 '고공행진'.. 수요 이탈 우려↑
제주 등 국내 증편 '찔끔'.. 경쟁력 제고 '비상'
중국 규제.. 외국인 시장 회복 당분간 제동
"내수시장 공략, 유인책 고민 등 서둘러야"
설 연휴를 앞두고 항공사마다 임시편 증편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발 입국 규제 조치로 인해 하늘길 재개나 증편은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국내나 제주 등 내수시장에 쏠리는 것도 아니어서 업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등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제주 대신 일본을 택한 국내 여행객 발길이 속속 빠져나가는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항공사들의 특별기 편성과 증편 추이를 살펴보면 사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관광시장으로선 낙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 제주항공, 설 연휴 증편.. 국제선 > 국내선
제주항공의 경우, 설 연휴기간 귀성객들과 여행객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편을 증편 운항한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김포~부산, 김포~대구, 부산~제주, 청주~제주 등 국내선에 임시편 24편과 인천~삿포로·오사카·다낭·방콕 등 국제선 노선에 총 54편을 증편 운항하기로 했습니다.
설 연휴,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여행객들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에어부산, 설 연휴 임시 항공편.. "일본, 대만, 베트남"
에어부산은 일찌감치 설 연휴 임시 항공편 운항 계획을 내놨지만, 모두 국제선입니다.
지난달 말 주요 인기 노선을 대상으로 한 임시 항공편 운항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 ▲오사카 ▲후쿠오카 ▲타이베이 ▲다낭 노선에 항공편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에어부산은 설 연휴(1월 20일~24일) 동안 매일 왕복 2회 운항 중인 부산~오사카 노선을 3회 증편해 운항하고, 매일 1회 운항 중인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왕복 2회 운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매일 1회에서 2회로, 오사카 노선은 오는 21일과 24일에 3회로 증편해 운항하고, 베트남 다낭 노선에는 부정기편을 투입해 매일 왕복 1회 운항할 예정입니다.
■ 항공사 연휴 증편 "아직 감감"
대한항공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하루 1편 정도 제주~김포 구간 임시편을 편성했고, 24일 2편 투입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항공사 관계자는 "워낙 항공 기체 자체가 부족한데다, 이번 설 특별기는 더욱 모자란 실정"이라며 "그나마 연휴 수요에 맞춰 일찍 감치 가장 몰리는 김포 노선 정도 선배치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나머지 저비용 항공사를 비롯한 국적사들도 아직 구체적인 취항 소식은 없습니다.
■ 중국 막혀.. 신규, 증편 등 '진행형'
우선 가까이는 최근 중국 노선 재개가 어렵게 되면서 증편 계획들이 줄줄이 무산된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노선 운항이 아예 끝난 것도 아닌 '잠정' 중단된 상태라, 일정은 가져가야할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중국 노선이 막힌게 아니라, '진행형'이다. 추이를 보고 신규나 증편 계획들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제주 대신 일본 증편 등 '눈에 띠네'
마땅히 국내로 돌릴 형편이 아닌 것도 있지만, 특히 상대적으로 일본 등 해외 인기 여행지 수요가 많은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미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개인 자유여행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인기 노선 중심으로 운항 편수를 꾸준히 늘리는 모습입니다.
앞서 에어부산이 줄줄이 일본 노선 등을 증편 예고한데 이어, 티웨이항공도 이번 설 연휴 기간 대구기점 3개 해외 노선을 증편할 예정입니다.
일본만 해도 설 연휴 기간은 물론, 올 상반기까지 '황금 요일' 예약이 꽉 차면서 증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질 정도입니다.
에어부산 측은 설 연휴 증편에 대해 "지난해 정상적인 노선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탄력적으로 항공편을 운영해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추가 매출 증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올해 설 연휴에 맞춰 선제적으로 주요 인기 노선에 추가 항공편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 일본 여행 '400%' 이상 급증세.. "3명 중 1명 일본행"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여행 수요는 급증세로 파악됩니다.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일본 숙소 거래액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482% 성장했고 예약은 2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국내보다는 해외, 특히 일본' 분위기가 팽배해,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만 해도 115만 명 중 일본 노선 이용객이 전체 30%인 37만 5,000여 명으로, 3명 중 1명이 일본행으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 등에 힘입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여행객 증가세를 이끈 것"이라며 "오사카를 비롯해, 교토나 나라, 삿포로 등 대표 관광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나가는 여객 늘고, 국내 관광 줄고
3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달 국제선 여객은 405만 명으로, 전달(308만1,331명) 보다 31.5% 정도 늘었습니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020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국내선 여객은 250만6,000명으로 전달(285만3,577명)보다 1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항공업계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일본 노선 호황세가 해외여행 붐을 견인하고, 여기에 연말 특수 분위기가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제주 관광 '빨간 불'.. 연말 1,400만 명, 이후엔?
지난해 제주 방문 관광객은 모두 1,389만9,012명(내국인 1,381만1,068명·외국인 8만7,944명)으로, 특히 내국인이 역대 최다였던 2019년(1359만4명)을 뛰어넘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빗장’이 풀리며 연말연시 내국인 시장은 주춤합니다.
지난달만 해도 내국인 99만8,065명이 찾아 전년도 108만8,751명보다 8.3% 줄었고 전달(11월)도 5.2% 줄었습니다.
게다가 중국 입국 방역 강화에 맞물려 외국인 시장도 당분간 위축세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중국 등 주력 시장 재개는 물론, 해외 직항편 확대가 쉽지 않은데다 그렇다고 국내 관광객 유치 역시도 마냥 '제주'는 아닌 시기라,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 여행업계 한 임원은 "역대급 엔저에 일본 하늘길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종전 제주를 찾던 발길이나 신규 수요들이 제주도 대신 일본을 향하는 등, 제주 관광시장에 경고등이 켜진지는 제법 됐다"며 "렌터카부터 호텔, 골프장 등 여러 업종에서 수요 둔화세가 이미 나타나고 있어, 내부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 '개별 관광객' 중심 시장 재편.. "이탈 방지, 마케팅 강화"
지난해보다 줄어든 연말연시 관광객부터, 새해 들어 1월 일일 방문객이 3만 명 안팎에 그치는 등 주춤한 증가 추이도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주자치도관광협회 김의남 마케팅실장은 "개별 관광객 위주로 재편된 관광시장 특성상, 일상회복과 해외시장 재개 속도에 따라 제주 관광에 미칠 파급력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시장 추이는 계속 모니터링하고 대응 준비 중이며, 해외 이탈을 최소화할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 발굴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서두를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