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전자기업보다 치밀하게"… 車제조사 한계 극복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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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자동차를 제조하고 있지만 그 어떤 전자회사,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도 더 치밀하게 종합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약 20분간의 신년사 발표에서 정 회장은 자동차 회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대전환 중인 현대차그룹에 필요한 기업 문화 중 하나로 '전자기업의 치밀함'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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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 앞두고
소프트웨어 중심 시스템 바꿔야"
최근 美엘란트라 추락사고 언급
"고객 신뢰 얻는 건 결국 품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 현대차·기아의 '기술의 본산'으로 일컬어지는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개최한 신년회에 회색 니트에 운동화 차림으로 대본없이 무대에 올랐다. "1월 1일에 떡국을 3번 먹어서 저녁에는 장모님이 김치찌개 끓여 주시더라고요"라며 가벼운 분위기로 신년사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이내 "우리가 극복해야 할 환경이 너무 어렵다. 예측불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였음을 강조했다.
■기업문화 변화 필요성 강조
약 20분간의 신년사 발표에서 정 회장은 자동차 회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대전환 중인 현대차그룹에 필요한 기업 문화 중 하나로 '전자기업의 치밀함'을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정의선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비로소 완벽한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차량에 200~300개의 반도체칩이 들어간다면 앞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의 반도체칩이 들어간다. 과감하고 도전인 것 등 우리가 가진 기업 문화가 있지만 전자 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하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그래야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기업 특유의 문화까지도 탈바꿈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대 변화에 맞춰, 조직 상하간의 소통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동차 제조 기업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허례허식은 정리하고, 상하 소통 강화를 통해 군더더기 없는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미래 고객, 특히 젊은 세대로 불리는 MZ세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도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MZ세대 같은 때가 있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엔 쉽게 얘기하지 못하고 경청만 하는 시대였는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있도록 '지속적'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것 등이다.
■고객의 신뢰 최우선… 답은 '품질'
올해의 그룹 캐치프레이즈를 '도전을 통한 신뢰', '변화를 통한 도약'이라고 밝힌 정 회장은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전동화 체제 가속, 품질 강화를 통한 시장과의 신뢰 등을 언급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최근 엘란트라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우리 고객이 고맙게도 생명을 지켜, 현대차의 안전을 입증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신년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면 신년회는 3년 만이며,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신년회가 끝난 뒤 정 회장은 무대에서 내려와 직원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전 세계 시장 판매 목표를 지난해(684만대)보다 10% 올려잡은 752만대(현대차 432만대·기아 320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총 684만대를 팔아 도요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세계 3위 달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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