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새로 찍은 먹거리는 로봇사업

이새하 기자(ha12@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1. 3.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
590억 투입해 10% 지분 확보
협동로봇 등 기술 활용할듯
240조 투자 천명한 이재용
AI 등 신사업 발굴 가속도
로봇株 훈풍타며 일제 상승

삼성전자가 올해 첫 투자처로 '로봇회사'를 점찍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3일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지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포함해 로봇 관련 종목이 '삼성 효과'로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를 상대로 59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유상증자 대금을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은 약 10.3%가 된다.

로버트 쉬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 가장 큰 이유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인공지능(AI)에 대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상장기업 중 로봇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11년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센터 연구원들이 세웠다.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이족보행로봇 '휴보2'가 대표작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04억원 수준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협동로봇인 'RB 시리즈'를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협동로봇이란 공장 같은 곳에서 사람과 상호 작용하며 일할 수 있는 소형 로봇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RB 시리즈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람 팔처럼 생긴 RB 시리즈는 반복 작업이나 위험한 생산설비에 사람 대신 투입될 수 있다. 대형 로봇과 달리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공장과 물류창고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부문의 라인업을 2025년까지 총 9개 제품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전자와 물류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협동로봇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이 2021년 8월 로봇과 AI를 포함한 미래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산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한다"고 꼭 집어 이야기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선보였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공개한 가사보조 로봇인 '삼성봇 핸디'가 대표적인 예다. 삼성봇 핸디는 컵이나 그릇을 안정적으로 집을 수 있는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젬스힙' 출시일도 저울질하고 있다. 젬스힙은 삼성전자가 CES 2019에서 처음 선보인 웨어러블 로봇이다.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이 큰 데다 산업 자동화를 비롯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 산업은 고령화로 줄어드는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고, 모빌리티와 5세대(5G) 이동통신과 같은 다양한 산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세계 로봇 산업은 2020년 250억달러(약 31조7875억원)에서 2030년 1600억달러(약 203조4400억원)로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직 로봇 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국내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구미사업장 A1공장에 로봇 생산설비를 신설해 LG 클로이 로봇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테슬라도 주요 사업 목표를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정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 소식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한 로봇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날보다 27.45% 오른 4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상장 이후 기록한 최고가다. 다른 로봇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긍정적인 모습이다. 로보티즈는 4.53% 올랐고, 에스피지(7.65%)와 에브리봇(5.56%), 유일로보틱스(6.73%)도 상승했다.

[이새하 기자 / 강민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